보은 대통령
전대길(경총 고급인력정보센타 소장)
1997-10-04 보은신문
나의 고향, 우리들의 고향인 보은(報恩)에서도 대통령 후보 한두명 정도는 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며, 우리 보은인들도 21세기초에는 「보은대통령(報恩大統領)」을 잉태해야 하겠다는 기대와 소망을 갖는다. 그렇다면 오늘 이 순간 과거를 돌이켜볼 제 보은인들의 의식과 언행은 이러한 사람 재목감을 발굴하고 공들여 키워낼만한 여건과 풍토가 되어 있는가라면 자문(自問)을 해 볼 제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이가 과연 몇이나 될지 의구심이 난다. 그럼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은 명쾌하게 제시될 수가 있겠다.
우리들의 고향, 보은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면밀한 조사와 숙고를 통해서 아울러 보은인들의 총의를 모아 인재를 발굴하여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비바람이 몰아치면 함께 보호해 주고 무한한 태양의 에너지를 몰아주면 가능하리란 생각이다. 그동안 고향을 지키며 자랑스럽게 살아가는 보은인들과 보은땅에서 태어난 수많은 출향인사들중 크게 출세했다는 보은인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전국 각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성실하고 건강한 생활인으로서 말없이 맡은바 책무와 소임을 다하는 「햇빛과 소금 같은 보은인」들은 수없이 많다고 자랑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 보은인들이 사람 재목감을 개발하고 가꾸며 기르는데에는 다소 인색했으며 소홀했지 않았나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때쯤 나올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자면 우리들의 목표를 확고히 설정하고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서 필자의 단견(短見)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 보은인들의 의식과 언행을 과거에만 집착치 말고 과감히 탈바꿈해야겠다. 타고난 성실성에 적극성과 도전 의식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어주는 교육의 기회와 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본드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어른들 흉내를 내려는 청소년들을 어른들이 솔선수범하여 이를 바른말과 모범적인 행동으로 올바르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 둘째, 무엇보다도 청소년 정신교육과 자질 함양교육에 대하여 투자 우선순위 1위에 두고 군정 책임자와 교육기관장, 그리고 보은의 지성인들이 아낌없는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 입으로만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떠들기만 한다고 될 일이 절대 아니다.
셋째, 우리 보은인들은 다른 지방 사람들과 무언가 다른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의 최대 오락이라는 고스톱 문화가 보은 땅에는, 보은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똘똘 뭉쳐 보여주고 앞으로 고스톱 칠 시간이 있다면은 보은대통령을 배출키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토론하고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해보자. 지난날 남다리, 동다리 밑에서 청소년들이 소주와 본드를 마시고 흡입하며 고스톱을 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내 자식이 아닌데… 내일이 아닌데 뭘… 하며 무관심하게 스쳐가는 우리 보은인들의 양심의 횃불을 다시 드높여 태워보자.
이러한 풍토 속에서는 21세기가 지나가고 22세기가 올지라도 우리들의 꿈과 목표는 절대 실현되지 않을 거란게 필자으 ltodrkr이다. 군수님을 비롯하여 면장님들, 각급 학교 선생님들, 조합장님들 그리고 지역 유지들을 포함한 보은의 지역을 선도하는 분들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보은땅에서 화투란 화투는 모두 불사르고 화투패를 들던 두 손에 책과 펜을 들고 찬연하게 빛나는 미래를 내다보고 21세기를 생각하며 맡은바 소임과 직분에 최선을 다하도록 앞장서자.
넷째, 정일품(正一品)소나무를 보은땅에 다시 심고 키우자. 우리 민족의 명산, 속리산 입구에는 정이품소나무가 수백년동안 외롭게 서 있지만 외지인들의 눈에는 항상 두 번째, 둘째라는 「2」자가 커다랗게 보이며 가슴에 남게 되리란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틀에 박힌 고루한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무언가 대한민국 땅에, 세계인들의 눈과 가슴에 우리 보은이 최고, 최선의 것이 있음도 알리고 보여주면 좋겠다. 그래야만 2등에서 1등을 지향하는 보은인들의 의식과 언행을 한 차원 드높이는 커다란 전기(轉機)가 될 것이다.
다섯째, 21세기에 보은대통령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상대방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추자,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게 결국은 누워서 침 뱉기라는 진실을 우리 모두 되씹어 보고 생활속에서 언행을 신중히 하자. 그리하면 보은땅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미래의 큰 일꾼감(보은대통령)이 폭풍우가 몰아처와도 나뭇가지가 잘려나가지 않고 뿌리를 튼튼히 내릴 토양이 될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사족을 단다. 필자가 말하는 보은대통령이란 꼭 우리 대한민국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만을 지칭하는게 아니고 어느 곳이든, 어느 때이든 자기가 맡아서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서 만인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듬뿍 받은 보은인임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21세기에는 보은 대통령감을 기필코 배출하자 우리나라 최초로 보은인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걸출한 사람 재목감을 이제부터라도 공들여 키워보자.
끝으로 「이마에 철도짱 찍힌 영원한 보은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이사회에 한 알의 썩은 밀알이 되려 노력하며 살아가는 소인(小人)의 작은 외침을 너그럽게 들어주신데 대해서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