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추곡약정수매 파기우려

시중가 비싸 직판 움직임 예상돼

1997-09-27     송진선
추곡 수매를 앞둔 현 시중 쌀가격이 정부 수매가 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고 있어 농민들이 당초 정부와 약속한 수매물량이 크게 미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하고 있는 추곡약정 수매는 연초에 수매가를 고시해 수매물량을 확정하고 약정금액의 40%의 범위 내에서 농가 희망에 따라 일부 수매자금을 지급하는 것인데 군은 지난 4월 총 5297가구와 26만1500가마를 약정해 약 38억여원의 선금을 지급했다.

당초 약정 수매가는 1등이 조곡 40kg기준으로 4만9730원, 2등은 4만7천520원, 등외 4만2290원, 잠등 3만7870원이었으나 현재 시중 쌀 시세는 도정한 작년 산 쌀 80kg 기준으로 군내양곡상에서 도매가가 14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도시 소매인과의 직거래는 이보다 훨씬 높은 16만원에서 16만5천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도정을 한 수수료를 지급한다해도 현 쌀 가격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약정수매를 파기해도 위약금은 지급 받은 선금의 연 7%정도에 불과해 계약을 파기하고 이자를 물어준다고 해도 시중에는 파는 것이 이익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정부 수매 대신 농가 직판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농가의 추곡 시중 판매 선호현상은 지난해에도 나타났는데 지난해에도 당초 보은군은 31만2950포대를 배정받았으나 농민들은 수매가가 낮은 정부 수매보다 농협 자체 수매와 일반 양곡상 수매에 응해 정부 수매 계획량을 30만2500포대로 변경했다.

또 농가별 1포대 이상 출하를 지도하고 가공공장, 창고 등 보관량을 조사해 출하를 홍보하는 등 정부 수매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는가 하면 12월안에 정부수매가 끝났던 예년과는 달리 1월말까지 연장 실시해 겨우 목표량을 달성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올해도 이미 햅쌀이 시중에 출하되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쌀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시중 출하를 위해 약정 수매 파기현상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