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을 치유하자
김태호(청주 MBC 기획심의실장)
1997-09-27 보은신문
당국에서 여름내내 전국적으로 음주운전을 단속해 본 결과 매일 많은 사람들이 적발됐고, 변명도 가지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도내에서도 음주단속을 예고하고서 단속을 해도 하루에 수십명씩 적발됐다. 왜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용감하고 또 자신의 생명에 대해 경솔하게 대응하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다이애나의 죽음도 결국은 안전운전 불이행에서 비롯됐다.
세상에서 제일좋은 자동차를 탔지만 그러나 운전기사는 허용치의 3배가 넘는 알콜농도가 검출됐다고 하니, 파파로초(유명인의 사진을 찍어 파는 사람)들의 추적에 의한 과속이란 변명도 결국은 세기의 인물을 저승으로 보내게 했다. 아울러 또 집고 넘어갈 사항은 항공기의 추락에 의한 생명의 위험이다. 대한항공 801편 괌추락사고나 베트남항공 815편 사고는 끔찍한 인명피해를 초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태연하게 오늘을 살고 있으며 나의 불행이 아니라고 그냥 보고 슬픈 마음만 갖고 마는가보다.
그러면서 쉽게 잊어 버리고 또 희희낙낙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아픈순간을 오래간직하지 않고 빨리 잊어 버리는 것도 사실은 우리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매사를 그렇게 쉽게 잊어 버리는 것이 너무 일상화 돼있지 않나 하는 아쉬운 마음도 적지 않다. 생각해 보면 조그만 교통사고 하나하나에도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큰고통이며 가족에게까지 평생을 두고 남기는 상처는 형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단속을 하는 경찰관을 원망하고 무슨 함정단속이니 안전차원이 아니라 딱지떼기위한 수단이니 하는 원망의 소리만 질러대니 하는 원망의 소리만 질러대니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충북은 도로사정이 그렇게 좋은편이 아니다. 따라서 구부러진 도로, 좁은 도로, 험난한 고개가 많은 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항상 조심하고 규정된 속도, 차간거리의 충분한 확보, 교통표지가 일러주는 데로 지켜나가기 등이 꼭 필요하다 하겠다.
이제 여기서 한마디 더 하고 넘어갈것은 관광철을 앞두고 우리지역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여행길이 될수 있도록 협록해 나가는 자세도 갖춰 나가야겠다. 종단과 관리공단이 맞서서 속리산의 이미지를 흐렸던 지난 여름의 山內폐쇄같은 추악한 모습도 말끔히 걷어 버리고 심기일전해서 내고장을 찾는 관광객을 맞이해야 되겠다. 안전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은 빨리 치유해야 한다. 명약도 없고 명의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안전불감증이라는 하지만, 우선 지킬것은 지키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나자신을 위해 하지 않는 것이 나의 행복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제발 우리모두 산자수려한 세계적인 관광지 속리산을 찾아가는 깨끗한 마음으로 안전불감증을 치유해 나갔으면한다. 남보다 조금 늦게 가겠다는 운전자세, 양보하는 마음, 서두르지 않는 선진국민이 바로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겠다. 올가을엔 천황봉을 곱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풍요로운 모두의 가정이 되길 기원한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