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최 감찰 댁, 옛날 생각에 감동

2021-01-14     조순이 실버기자
사람이

보은군 삼승면 선곡리에 있는 최 감찰댁이 지난 7일 아침 내린 많은 눈에 덮여 아름답기만 하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된 최 감찰댁은 동네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조선 고종때 지어졌다고 한다.
지은 지 130년이 넘었다고 하니 우리주변에 있는 한옥 중 오래된 것이 확실하다.
 옛날에는 동네 사람들이 이집을 제집 지나들 듯 드나들었다.
내가 젊어서 이 동네로 시집왔을 때 주변의 땅 대부분이 이집 것이어서 많은 사람들은 이집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고 벼 10가마를 얻으면 1가마를 가져다 드렸다. 못자리를 할 때면 많은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못자리를 했다. 품삯도 안 받고 거들었다. 일만 거들어주면 쌀밥을 줬다. 이때가 되면 겨울을 보내려고 가을에 마련해둔 쌀은 바닥나고 보리쌀마저도 부족한 상태에서 쌀밥을 얻어먹으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이집의 주인들은 인심이 좋았다. 이런 것을 알면서도 일 해주는 동네사람만 챙기는 것이 아니고 따라온 아이들먹을 것도 챙겨주며 동네사람들을 아꼈다.
나도 이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고 우리집도 이집 땅을 도지땅으로 붙였었다.
그 당시 이집 주인은 최태하씨로 청주에 살면서 도청과 교육청을 오가면서 공무원생활을 했고  나중에는 충주시장과 청주시장을 하고 정년퇴직했다.
정말 고마운 집인데 지금은 치과의사인 최재덕 아드님이 관리해 한 달에 한두 번 잠시 다녀가는 것이 전부여서 언제 왔다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선곡리는 금송아지라고 하는 금적산의 머리 부분이어서 좋은 사람이 많이 난다.
이번에 보은읍장이 된 최재형씨도 이 동네 최씨다.
이 집에 누구라도 얼른 들어와 옛날처럼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