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감사와 두리뭉실한 예산심사가 아니길

2020-12-03     김인호 기자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로 접어들었다. 시간은 내 손안에 있지만 내 손안에서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세월인가보다. 겨울을 느낄 때쯤이면 봄은 또 오겠지. 오늘 하루가 가면 다시 오지 않는데. 마음먹은 만큼 하루하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한 해 의정을 마감하고 새해 군정 초석을 놓는 보은군의회 정례회가 지난 11월 23일 막이 올랐다. 12월 말까지 한 달 일정으로 진행되는 정례회의 핵심은 뭐니해도 예산심사와 행정사무감사다. 예산심사는 이해당사들의 이해관계도 얽혀 삭감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군 혈세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이는지 군민의 대표인 군의원들이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
행정사무감사는 한해 군정을 요목조목 짚어보고 잘못된 게 있다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다. 보은군 행정 전반에 대해 그 상태를 정확히 파악 후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을 요구함은 군의원의 당연한 책무이며 가장 큰 일이다. 더불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정보에 목말라하는 주민들에게 이때만큼이라도 화끈한 정보 제공 및 알권리까지 시원하게 채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의 역량과 소신을 한껏 드러내다 보면 ‘일 잘하는 의원님’ 소리는 저절로 따라붙는다. 평소 준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주민들도 그 노고, 역량 잊지 않는다.
이번 정례회에서 보은군은 2021년도 예산안 3175억원을 편성하고 군의회 심의를 요구했다. 내년 예산은 긴축재정 운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정예산에서 국도비가 추가된다지만 지난해 본예산 4109억원보다 예산이 많이 준 듯하다. 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방교부세가 전년 대비 4.5% 줄고, 경기침체로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감소가 전망된다고 했다. 규모가 줄어든 재정, 잘 운용해 주민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희망이다.
군은 새해 예산편성에 대해 “대 주민 관련 예산과 계속사업의 마무리, 국도비 매칭사업 등에 초점을 두고 순수 군비가 투입되는 대형 신규사업은 최대한 자제했다”고 밝혔다. “지방채 발행 없이 당초예산을 편성했다”고도 했다. 산업단지 내 조성한 행복주택건립으로 차입한 지방채 외에는 재정에 부담을 주는 부채가 없는 데다 올해 예산도 건전재정 운영으로 순세계잉여금 등 재원을 활용해 코로나19 대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보은군은 내년 계속사업으로 △보은 다목적 종합운동장 조성사업 △노후정수장 확장 이전사업 △노후 상수관망 정비사업 △보은군 청소년 수련관 건립사업 △공설 자연장지조성사업 △공공폐기물 매립시설 증설사업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APC) 건립사업 △속리산 휴양관광지 개발 등을 꼽았다.
또 △대추축제개최 △보은군민장학금운영 △문화누리관운영 △제3산업단지조성 △법주사 성보박물관 건립 △보청천 주변 산책로 조성 △농촌체험관 건립 △비룡저수지 탐방로 조성 등 기존 추진하고 있는 현안사업들이 포함됐다.
보은대추축제는 내년 10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개최할 예정이다. 보청천 현장축제와 온라인 축제를 병행해 관광객 100만명, 농특산물 판매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관내 중고대학생 성적 우수자와 예체능, 복지, 다문화가정 장학금을 220명에게 2억9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장학금 지급 중 특정대학 진학 시 주는 장학금 유지는 이젠 달리 생각되었으면 하는 바다. 수도권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 서열화가 지방인재의 역외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국가인권위에서도 평등권 침해라고 결정했다.
내년 보은군 신규사업으로는 △육아종합지원센터 △문화산수 속리구곡관광길 조성사업 △삼산어린이집 신축사업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등 4개 사업만이 선정됐다. 이번 정례회에서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와 집행부가 합목적으로 상호 견제와 견인하면서 주민의 의사가 군정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