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경쟁사회에서 이긴다

1997-07-05     송진선
지역상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지역상권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도 유독히 불황을 타지 않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많지도 않고 시내권에서 상행위를 하는 곳 중 단 몇 곳만 활황을 띄고 있다고 하면 비약이겠지만 어쨌든 최근에 문을 열어 영업을 시작하고부터 가시적으로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단 몇 곳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주민들도 또 상인들도 이 곳만 경기를 타지 않고 장사가 잘된다며 자신들의 상권이 위축되었다고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상권이 잠식당하고 있는 것을 상인들은 실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보은 주민들의 돈을 끓어모으고 있는 사람들은 보은 토박이가 아니고 단지 보은에 가게를 내서 물건을 파는 외지상인들이다. 쓰레기만 버리고 있어 보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시각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돈을 잘 벌어간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몇 십년간 또는 누개에 걸쳐 토박이로 장사를 해온 동종업계 상인들은 울상이다. 곧 문을 닫고 다른 업종을 찾아봐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시로 떠나야겠다는 패배주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율경쟁시대에 시장원리에 따라 소비자들은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고르게 마련이다. 싼 곳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 동안 특별한 상술 없이 안면으로 또 주먹구구식으로 장사를 해온 보은 상인들과 비교하면 보은지역에서의 영업경력은 일천하지만 틈새시장을 노린 그들만의 상술에 보은상인들이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외지상인들 때문에 보은상인들 죽는다며 소비자들을 원망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식의 짧은 생각이다. 앞으로 국제적으로도 경쟁을 해야 하는데 보은 상인들의 상품만 팔아줘야 한다는 견해는 지역상권이 설 자리를 상인들 스스로가 더 옥죄는 꼴이 된다.

상인들도 변해야 산다.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상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점포를 잘 단장하고 상품을 깨끗하게 진열하고 또 친절하게 소비자를 대하고, 싼 가격에 판매하는등 기본적인 상술 외에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가 특유의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 왜 외지상인들이 와서 장사를 하면 자로디고 보은사람들이 장사를 하는 곳은 불황인가를 이번 두 상가의 입성을 계기로 꼼꼼히 살펴보자. 그리고 새롭게, 거듭 변신 하는 지역상권을 창출하자.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