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청소년 우리 모두의 자식으로

어른의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아이들

1997-07-05     송진선
학생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다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은 학교와 가정 그리고 국가 장래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은 교육과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면 국가발전의 주춧돌이기 때문에 더 더욱 건전한 육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 범죄가 점차 흉포화 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정상적인 생활속에서의 성장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탈하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남학생 뿐만아니라 여학생들의 가출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이 불건전하게 돈을 벌어 유흥비로 탕진하고 있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등교한다고 가방을 들고나와 오락실로 등교를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몸만 빠져나와 읍내 유흥업소 주변을 기웃거리며 학교할 시간만 기다리는 학생도 있다. 겁도없이 학교가는 여학생이 머리에 노랑색 물을 들이고 귀고리, 화장까지 하면서 어른 뺨치는 흉내도 서슴지 않는다.

학교갈 때에는 교복차림이었지만 하교할 때에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화장까지 한 모습으로 의기양양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들에게서는 생각자체가 일반 아이들과 좀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고 단순히 그때 그때 재미있게 보내며 그만일 뿐이다. 생산적인 일을 생각하기 보다는 한탕주의 공부안하고 놀면서 그냥 나이나 먹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일이다. 내일은 없다. 바로 부모에게 달려있다. 대부분 결손가정이거나 자녀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단지 학교만 보내면 아이들이 잘 자라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교사들이 뭐든 알아서 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든지, 아이들에게 무슨 고민이 있는지 관심이 없다.

교사들도 공부못하고 말썽이나 피우는 아이들이 관심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내놓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저 하루하루 별탈없이 수업이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보아도 귀고리를 한 학생을 보아도 못본채 고개를 돌리거나 학교에서는 하지 말라는 충고만 있을 뿐이다. 물론 이런 아이들을 데려다 채벌을 가하고 또 반성문을 쓰게 한다고 해서 못된 버릇이 고쳐질지 의문이지만 할 때 까지는 해야 한다. 그들을 보통의 아이들로 만드는데 입학해서 졸업할 때 까지의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그렇게 해야한다. 하지만 요즘의 학교 교사들은 소위 말썽을 부리는 학생들은 의례껏 그러려니 하고 최소한의 관심 조차 보이지 않는다.

교사들의 이렇게 나약한 모습은 벌써 교사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백년지 대계를 키우는 큰 과업을 지고있는 교사들이 인간 만들기를 포기한 다음에야 스승이 랄 수 없다.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을 포기하기는 사회도 예서 다를게 없다. 학생다운 행동에서 벗어날 경우 이들을 따끔하게 혼내주는 어른이 없다. 모두들 내자식이 아니니까 안심하면서 뉘집 자식이길래, 말세다, 장차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다라고 혀마 찰 뿐 우리의 아이들로 끌어안지 못한다.

담배피우는 학생들에게는 따끔하게 혼을 내주고, 밤늦도록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귀가하도록 선도하는 데에 인색했다. 이미 어른으로서 해야하는 역할을 반납하고 있는 것이 보은 사회의 모습이다. 문제의 가정이 문제아를 키우고 문제의 사회가 문제아를 배출한다.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우리 모두의 자식들인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자. 가정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마음 편한 곳이 되어야 하고 학교는 청소년들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토양이 되어주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보자.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