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된 된다

1997-06-14     보은신문
도내 전 시·군이 참가해 3일간 펼쳐진 도민체전에서 보은군은 큰 소득을 얻었다. 바로 종합성적 5위라는 수확과 함께 재정은 열세이더라도 뭉치면,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지방세가 약하고 선수층이 일천해 다른 지역과는 싸워보았자 지는 게 뻔하니까 참가하는 데에만 의미를 두지 뭐 하며 패배감에 젖어있던 예년과 크게 차이가 난 풍경이다. 종합 성적 5위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동안 고생한 모든 관계자와 선수들을 격려하는 한편 지역은 축제분위기다.

지방재정이 도내에서 최하위인 우리 지역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월등한 청주, 청원, 충주, 제천 다음으로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이다. 인접한 옥천군, 영동군도 제쳤다. 이들 지역이 발전하고 있는 동안 보은군을 뭐했느냐고 자조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변화인가. 어디 이 뿐인가 읍이 두 개나 되는 음성군도, 진천군도 보은군에는 게임이 안되었다. 물론 경기성적만으로는 보은군은 역시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순위이다.

이 성적은 단순히 경기를 통해서 얻은 성적만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전 선수들의 화합과 페어플레이, 지역 홍보노력, 그리고 각 종목의 고른 성적유지 등이 종합된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이다. 그만큼 지역이 화합하고 최선을 다하고 선진을 펼쳤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체전 준비에서도 보은군 체육회는 예산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각 경기단체와 군내 기관단체, 그리고 기업체를 결연 시켜 체육회의 예산부족에 따른 선수들의 격려를 이들이 대신하게 했다.

성적은 하위이면서 매년 돈타령만 한다고 뒤돌아서면 욕할게 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서도 전 군민의 단합을 꾀하는 좋은 계기가 될 도민체전에서의 상위성적을 체육회 관계자들은 놓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꼭 상위성적을 한번 내보자 그러면 상황이 틀려질 것 아니냐고 스스로를 채찍하기도 했다. 상위입상을 위해 정례적인 모임을 갖고 전략을 짜고 전술을 수정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그 결과이다. 그러나 이번 종합성적에서의 상위입상이라는 것에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내년에도 선전을 기대해보자. 그리고 그동안 지역일에 방관자적인 입장이었다면 과감히 앞장서보자. 이번 도민체전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인 할 수 있다. 뭉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그 동안의 열등감, 소외감, 패배의식서 벗어나 21세기형 청정 보은군을 가꾸는데 우리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보자.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