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蔘, 안전정복이 “나의 꿈”

한국인삼연초연구소 이미자 농학박사

1997-05-31     보은신문
◇ 이관모 대표 : 현재 어떤 분야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가?

◆ 이미자 박사 : 인삼주변에 발생하고 있는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는 인삼뿌리의 주변에 있는 각종 미생물이 인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있다. 우리나라가 인삼의 종주국을 자처하고 있는데 각국에서 양산하고 있는 각종 삼에 도전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독자적이고 독특한 인삼만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 연구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삼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삼은 한국산 밖에 없는데 비하여 중국이나 캐나다, 미국등지에서 생산되는 것은 『參』이란 말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한국의 인삼은 형태가 사람을 닮고 있으며 학명도 고려인삼(Panaxginseng)으로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 이대표 : 여성들이 직업을 갖고 사회적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여성중 처음으로 본보의 『보은인 100선』에 모시게 되었다. 여권신장과 커나오는 학생들의 귀감이 되는 얘기를 해 달라.

◆ 이박사 : 여성이라고 특별히 얘기하는 자체가 이상하다. 지금 현재는 성차별은 물론이고 차별 자체를 얘기하는 것이 우스운 얘기 아닌가. 어느덧 연구 분야에 몸 담은 지 2십여년이 흘렀다. 이곳에서의 남녀 비율은 9대1이지만 지금까지 일해오는 동안 불편함을 느껴보지 못했다. 연구 생활을 꾸준히 하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대표 : 지금 연구하고 있는 일을 얘기해 달라.

◆ 이박사 : 인삼의 생육에 대해서 주로 연구한다. 인삼생육 미치는 인자 중에는 환경, 비료, 기구, 영양, 인자들이 있는데 그중 미생물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삼은 유전학적으로 안정된 작물이다. 즉 변종이 적은데 수천년간 재배해왔어도 어떤 인삼밭에서는 큰 인삼이 나온다. 포장에서는 2백g 내외의 것이 나오고 어떤 것은 7백g까지 나온다. 그러나 비료를 많이 준다거나 햇빛에 영향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뿌리주변에 있는 미생물에 의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이 미생물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추적을 하고 있다. 90년부터 착수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상당한 부분을 화학적으로 공증을 했으며, 인삼생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하고 관찰하고 있다. 학계에 발표는 많이 안됐다. 인삼 재배파트 분야는 외국저널에는 많이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노하우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 이대표 : 인삼 재배의 특성에 대하여 말해달라.

◆ 이박사 : 다년생 식물의 대부분은 비료를 좋아하나 인삼은 싫어한다. 식물생리학상 특이한 점이 많은데 뿌리 식물인 무와 비교가 된다. 자라는 것이 더디고, 땅 속에서 생육이 오랫동안 진행이 되기에 미생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미 중국을 비롯해 몇 나라에서 생물생육 조절제를 이용하여 인삼을 잘 키워 보려고 노력했지만 심도 있는 연구가 부족했고, 더 좋은 인삼 만들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 이대표 : 이 연구소에서는 다른 나라의 연구소와 틀린 과제가 있다면?

◆ 이박사 : 인삼이 크면 클수록 내용성분이 잘 차있으면서 외공내백이 없는 인삼을 만들자고 하는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즉 외공내백(인삼이 커지면 안이 비게 되는 현상) 현상이 왜 일어나게 되는가의 생리적 특성도 연구하고 있다. 이와 결부해서 화학, 미생물, 생물학적인 것등 여러 가지를 같이 조사하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 결실이 가까워 오고 있는데 세계 유일의 연구 결과가 될 것으로 믿는다.

◇ 이대표 : 이 곳에 와보니 어지러운 연구실과 시약 냄새로 가득 차 있다.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 이박사 : 연구직은 24시간 근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다가도 뛰쳐나오기도 하고, 늦은 시간까지 연구에 몰두한 적도 있다. 그러나 아직 힘들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인삼과 싸움을 할 뿐이다.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데 최고라고 생각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라는 칭호는 받을 것이다.

◇ 이대표 :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없다. 이박사는 혹시 이 꿈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 이박사 : 노벨상을 받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국력도 신장이 되어야 하고 스웨덴의 한림원과의 접촉도 하고 우리나라의 연구행태에 관해 홍보와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 세대에서 받지 못할지라도 다음 세대에서 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고 교육제도를 바꿔야한다. 이를테면 어린 나이에서부터 모든 사물에 대한 호기심의 유발을 가져오게 하고 탐구정신과 함께 꾸준히 한가지를 파고 들 수 있는 끈기를 몸에 지녀야 먼 훗날 노벨상에 도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이대표 : 장기간의 연구는 연구원들간에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

◆ 이박사 : 이 연구실에는 6명이 팀웍을 이루고 있다. 연구라는 분야가 어떻게 보면 자기자신과의 싸움인데 장시간 프로젝트 연구해야 한다는 것은 이 싸움에서 꼭 이겨야 하는 끈기가 필요하다. 어떤 연구도 마찬가지인데 연구소의 프로젝트는 호흡을 같이 해야하는 요소가 많다. 자기와의 싸움, 조화, 협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같이 상의하고 여러면에서 상호 도와줘야 한다.

◇ 이대표 : 요즘의 학생들에게 가장 큰 단점은 끈기의 부족과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려고 하는 점이다. 또한 가정의 교육이 아이들을 나약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이박사 : 만약 장래에 학문을 하겠다고 하는 학생들에게는 끈기를 길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대학 졸업 후 이 곳에서만 20년이상을 연구에만 몰입해 있다. 끈기가 없다면 그 동안의 우여곡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요즘의 좋은 교육 환경에 비해 부모들이 요구하는 것 중에 끈기와 생각의 요구가 없다. 즉 자녀들이 좋은쪽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뒤에서 바라보며 가끔 물꼬를 터 준다고만 생각하면 될 것이다.

◇ 이대표 : 어찌됐든 요즘은 힘든 일을 안하려고 한다. 이 점에 대한 견해는?

◆ 이박사 : 부모나 교육은 학교와 가정과 병행해 실시토록 어려서 끈기를 길러주는 훈련 필요하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예술분야와 체육분야에 대한 과외 교육을 시키는 것은 인생을 값지게 사는데는 유익하게 한다. 그러나 자칫 돈으로만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이 자기자신이 개척하고 풀어 나가야 한다는 이론에 대해서는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참을성과 근면성은 어려서 길러주는게 좋다.

◇ 이대표 : 갑자기 일확천금 얻으려는 세태에 대해 일침

◆ 이박사 : 요즘에는 빠르고 무조건 좋은 것이 판을 치고 지배하고 있으나, 작은 것도 아름답고 느린 것도 때에 따라서는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빨리하겠다는 강박관념은 실패를 부를 수도 있는데 실제로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한길로 내 딛다 보니 빨리해야 되고 빨리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지 않고 과정을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학문은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모두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기이다.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고 과정을 소중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대표 : 부모들이 과외공부를 특수하게 여러분야 많이 시키려고 한다.

◆ 이박사 : 옛날에는 부잣집 아이나 피아노를 배웠는데 지금은 보통 가정에서도 여러분야를 배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찾아내서 그 길로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사회에서 독립된 자아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무작정 남이 하는대로 따라가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인간이 악기하나는 다뤄야 하고, 우리 모두가 중산층이란 개념을 갖고 서로가 풍족한 생활을 하자는데는 동의한다. 지나치지만 않으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분수보다 지나치게 하니까 문제다.

◇ 이대표 : 외국에 비해서 상급학교로 갈수록 실력이 떨어진다는데…

◆ 이박사 : 대학에 와서 공부를 덜하는 이유는 중고시절까지 획일적인 강제교육을 받았다. 생각하며 스스로 하는 공부의 학습능력이 부족하다. 학습량이 줄어드는 대신 연구풍토조성, 기초학문의 실력 배양, 실용화 연구를 다같이 이뤄져야 한다. 기초연구는 현실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우리 능력으로는 사실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기초 연구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되어 있지 않다. 결국은 연구분야도 경제성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상급학교로 갈수록 연구분야가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는 기초가 튼튼해야만 한다.

◇ 이대표 : 산학협동에 관하여 얘기해달라.

◆ 이박사 : 엄밀하게 말하면 대학은 기초연구, 전문연구소는 응용연구, 산업체는 실형연구를 하는데 자기역할에 충실치 않아 호흡이 안되고 전문가가 양산이 안되었다. 한사람이 다분야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실력 있는 전문가 많기에 합동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 산학연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 이대표 : 내공외백 연구만 계속하나?

◆ 이박사 : 인삼품질분야서 가장 큰 문제고 급선무다. 인삼생리작용은 기초적인 연구라서 개인적인 연구영역도 기초연구가 없어 곧바로 응용연구를 해야 한다. 평생을 해도 다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진척이 이루어져 있다. 하다보면 가닥이 잡히고 연구는 하다보면 아이디어 파생이 되고 굉장히 많은 진척이 이뤄졌다.

◇ 이대표 : 과학자가 꿈인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이박사 : 자연과학은 자연의 현상을 관찰, 실험해서 법칙을 세우는 것이다. 일상중에서 자연과 벗하며 많은 현상을 보고 생활하는 가운데서도 모든 사물에 관하여 의문제기를 많이 하는 호기심 탐구가 필요하다.

◇ 이대표 :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 이박사 : 지금하고 있는 연구에서 좋은 업적을 내고, 좋은 연구결과 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1등에 대한 집착은 없지만 연구는 시간 싸움이기에 끈기 있게 기다리며 열심히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