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얼굴들

2020-09-10     송안순 (회인면 송평리)

어느덧 귀뚜라미 슬피 울고
단풍잎 지는 가을도 지나고
눈보라 휘날리며 북창에 기러기 나는
엄동설한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창밖에 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
나는 누워서 드높은 천정만 바라보며
말없이 눈물짓는 이 밤에
‘부디 몸조심 하여라’ 하시던
어머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어린다
건강의 중요성은 병든 뒤에 알고
조국의 그리움은 외국에 가야 안다더니
어머님 품안을 떠나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날개가 있으면 날아가고 싶은 마음
하루에도 몇 번씩 거듭하나 가뵙지 못하는 이 몸
그 정이란 무엇이길래, 내 마음을 이렇게 만들까
정들었다 떠나온 고향산천을 이다지도 못잊어 할까
어머님. 동생들과 친구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 보고 싶은 얼굴들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