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지킬 “환경조례”왜 주저하고 있는가?

1997-05-24     보은신문
휴일만 되면 외지인이 몰려들어 온다. 이들이 남기고 가는 흔적에서 어김없이 쓰레기 투성이다. 회북면 모 부락에는 휴일 외지인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은지 오래되어 이제는 무감각하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고 있다. 이들 외지인이 가져오는 음식물의 재료는 전부 외지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들은 한마디로 「가져와서 먹고 보은에다 싸고만 간다」는 얘기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도 보은의 산야를 오염시키는데는 똑같은 원흉이 될 수 있다. 누구든지 놀이를 갈 때는 보신탕을 준비하여야 하고 닭 몇 마리와 술, 음료수는 필수품이다. 세월이 바뀌어 솥과 LPG 가스도 꼭 챙겨야 한다. 우리가 먼저 오염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는 터에 외지에서 온 손님들에게 보은을 더럽히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앞으로 여름이 닥치면 다리 밑에는 누구든 일찍 자리 잡고 베짱이처럼 음식을 끓이고 취해서 고성 방가하며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일게다. 젊은이나 노인들이나 할 것 없이 노래방 기계까지 동원하여 여름을 즐길 것이다. 이렇게 먹고 마시고 놀고 할 때에 보은 산야는 썩어 갈 뿐 아니라, 인간사 정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보은을 지키자고 말만 했지 실질적으로 방어하고 자연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도 나오고 있지 않다. 몇 번이고 보은군과 의회에 노크를 했지만 아직도 이웃 나라 구경인 듯 싶다. 구체적인 조례 하나 번듯하게 갖춰 놓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각 마을에서 몰려오는 외지인들을 어떻게 감당하여야 하는가 하는 지침 마저 전혀 서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렇게 하고 올 여름을 그대로 지낸다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의 정서는 망가지며 인심까지 흉흉하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지적이 있었다. 왜 방안을 강구하지 않는가? 남의 집 불구경만 하고 있는가? 이제는 군민 모두가 궐기하고 항의하여야 할 시기가 된 듯 싶다. 강력히 단속할 수 있는 조례를 빨리 제정하고 교육을 시켜야 하며 마을 단위까지 실질 소득을 가져다 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제 시작해도 올해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먼저 바꾸자! 그래서 외지인들이 얼마든지 몰려 와도 우리들과 우리들의 재산을 보고 감동시키도록 하자! 그러고 난 후 그들에게서 쓰고 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마음을 움직이자.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