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읍거리 차와 사람 뒤엉켜
하루 만보걷는 보행문화 조성
1997-05-17 송진선
이와 같이 보은읍 시내 주요거리는 하루 종일 차량과 사람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 복자한 시내를 차량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곡예 운전을 해야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도 오히려 걸어서 가는 사람보다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 몇몇 젊은이들은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 되기에 대형차량을 소유하고 있을까 의심이 갈 정도로 중.대형 승용차를 폼재며 몰고 다닌다. 이들은 교통수단이 아닌 과시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교통경찰은 연일 차 빼라고 호통이고 호각소리, 특유의 신호음등 그로 인한 소음도 대단하다. 이러저러하게 주민들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현재 보은읍 시내 주요거리의 실정이다. 이제는 좀 걸어서 다니자고 권하고 싶다. 보은읍 제방안에서 볼일이 있는 경우 차량을 이용하기보다는 걸어가 보자. 보은읍 교사리 북부 매표소에서 삼산리 중앙사거리라고 해봐야 300미터도 안될 것이다.
또 죽전리 보은고등학교 인근 마을에서 중앙사거리까지도 역시 거리로는 300미터 안쪽이다. 걸음으로 치자면 만보도 안될 것이다. 걷자는데 이유를 들을 때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 등으로 인해 대기오염이 된다는 등 거창하게 환경오염 문제를 들지않더라도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짐승과는 달리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짐승과 다른 행동을 해보자는 것이다.
또 어떤 이유에서건 장애로 인해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두다리를 두고도 걷지 않고 무조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슬픈 일이 될 수 있다. 그들과 아픔을 같이한다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걸어다니자. 한 걸음 더나아가 의미를 찾는다면 가까운 거리도 무거운 차를 끌고나와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불편은 아랑곳 없이 시내 주요거리를 주차장으로 만드는 얌체족이 돼서는 안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걸으면서 이웃 사람들과 인사하는 관계를 맺어보자. 창이 닫힌 차안에서가 아니라 걸어다니면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악수도 하고 밝은 웃음으로 인사하는 관계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은가. 차량으로 도로가 제 기능을 상실하고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공기가 오염되어 도시에서는 살 수 없다고 하는 도시인들의 하소연을 청정지역이라고 자랑하는 보은에서까지 끌어들여서는 안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나만 편하자고 끌고나온 차량으로 남이 불편을 겪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양심있는 역할이 아니지 않은가. 아름다운 이 계절에 차량 없는 거리, 하루 만보 이상 겆는 보행문화를 조성하는데 모두가 앞장서자.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