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稀 아랑곳, 기업운영 투혼바쳐
영수물산 송경빈 회장
1997-05-03 송진선
◇ 이 : 요즘 경제가 어떤가. 울산은 현대에 의해 울고웃고 할 텐데. 상황을 얘기해 달라.
◆ 송경빈 영수물산 회장 : 어렵다. 30여년간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보니까 그전에 20여년간 공직생활 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행정문서 작성, 인허가 업무관리, 경제흐름, 전망 등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학교때에는 기게전공해 도움 받았다.
경제어려움이 극한 상황이다. 피부적으로 기업하는 사람에게는 작년부터 불황을 겪고있는데 정말 어렵다. 특히 울산은 모든 것이 현대와 연관되어 있어 현대에 의해 좌우된다. 기업체 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음식점이나 소모품가게, 문방구, 택시영업도 모두 현대와 연관되어있다. 이번 노동법 개정에 따라 현대가 파업을 했을 때 그 파업이 보름간만 계속 되었다면 하청업체가 모두 파국을 맞을 뻔했다. 지금도 재고가 많이 쌓여 정상운영이 안되고 끼우뚱거린다. 경제상황은 최악이다.
◇ 이 : 최근의 환율에서 엔화는 떨어지고 달러는 오르는 것이 기업운영에 영향에 미치는가?
◆ 송 : 저가품으로 수출할 때는 인건비가 싸서 가능했다. 7~80년대 미국에서 싼 제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였는데 지금은 미국가서 한국 물품 찾을 수 없다. 일본과의 경쟁이 안된다. 달러화가 높았을 때는 인건비는 한국이 일본보다 헐해 싼 물건을 대량 생산했으나 생산능력은 일본에 뒤진다. 몇해전 모회사 중공업 직원이 일본 조선소에 교환근무를 갔는데 능력이 일본인에게 뒤져 중도하차 하고 말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이 한국의 실정이다. 인건비는 싸나 생산성이 낮다. 그러면 마음자세라도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시간만 채우고 놀겠다는 국민성이 문제이다. 특히 엔고의 하락으로 자동차가 안팔린다고 한다.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 이 : 생산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해 앞으로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있다면.
◆ 송 : 당초 영수물산을 운영할 때 현대만 의존하지 않고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영수물산회사에서는 고급 차량 시트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현대 소나타용등 고급 차량 가죽시트, 철도, 서울 지하철, 부산지하철 차량 시트를 생산 납품하고 있다. 또 일본에 항공기 시트를 수출하고 있는데 항공기 시트는 강도유지, 경량품이어야 하며 건강의자용 시트도 생산 납품하고 있다.
매출의 60%를 현대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철도와 지하철, 골프카와 건강의자가 차지한다. 업체의 다양화만이 주요 납품처인 현대가 파업을 하더라도 가능성이 있다. 외국이나 선진국의 기술 도입으로 100ppm(불량율이 1/10000)도 인정 받았다. 그만큼 불량율이 적다. ISO획득 등 기술면에서 크게 앞서간다. 시트분야에서는 전국 제1인자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세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새롭다.
◇ 이 : 최근 노동법 개정으로 노동계가 파업을 벌이는 등 경제계가 파국을 맞고 있다. 영수물산의 노동조합의 현황에 대해 말해달라.
◆ 송 : 청음에는 의식화된 종업원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려움이 많았으나 지금은 회사관리에 매우 협조적이다. 조합원 구성 분포가 남자보다는 여자 생산직 직원들의 가입이 높은데 현재 이탈하는 종업원들이 늘고 있다.
◇ 이 : 인건비가 저렴하다고 하는 동남아 등지로 진출할 계획은 있는가?
◆ 송 : 회사 특성상 외국에서 만들어올 수 있는 제품이 영수물산에는 없다. 자동차는 종합예술이라서 천장, 도어, 밑바닥 등 모두가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생산해오기가 어렵다. 현재 중국에 공장을 건립중에 있는데 이는 중국에 팔기 위한 계획이다. 영수물산 8개 계열 회사 중 현대발브에서 주물을 부어오는 것을 일부 중국에서 해오기 위해 협의 중에 있다. 다음달 부터는 가능할 것이다.
◇ 이 :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의식개혁 교육도 실시한 것으로 안다. 공무원 체질상 수동적이고 융통성이 부족하다. 자치시대 공무원 의식개혁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데?
◆ 송 : 말단 사원에서 서기관까지 시험쳐서 승진일로를 걸었다. 내가 처음 철도청에서 교통부로 발탁되어 있을 때만해도 처음 자동차 2만대에서 시작했는데 미국차량을 조립해서 끌고 다녔는데 교통부에서 법제화 하면서 자동차가 증가할 것에 대비 정책수립에 참여했다. 자동차 회사는 로선하나 딸려고 쟁탈전을 벌이던 시점이었다. 공무원 자세가 일하는 자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갑이나 을이나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 서류나 돌리는 것이 아니다.
보은군은 속리산 등 관광지를 이용해 군세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개발을 어떻게 해야하나 등 새로운 일을 계획해야 한다. 또 일을 할 때에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 되는 쪽으로 해야한다. 또 일을 할 때에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 되는 쪽으로 해야한다. 되도록 해주는 원칙을 세워놓고 일을 해야 한다. 안되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자세히 설명해줘 민원인이 일을 잘 처리하고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공부를 봐야한다. 그런데 보은군 공무원들은 민원인 보다는 공무원 입장부터 먼저 생각해 일을 처리하는데 까다롭게 한다. 공무원들 대부분이 능력부족이다.
◇ 이 : 아을에 대한 경영교육이 혼독했다고 들었다. 요즘 부모에게만 의존하고 쉽게 사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귀감이 될만한 자녀교육 철학이 있다면?
◆ 송 : 우리집은 대대로 선비집안이고 아버지도 소몰고 밭가는 것을 모르고 세상을 뜨셨다. 실질적으로 자기가 농사를 짖지 않으면 살기가 어려웠다. 우암, 동춘 할아버지가 좌의정까지 지낸 선비 집안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양반이라는 것에서 집안이 아니다. 나는 후손들에게 집안 가문에 기업을 일으킨 할아버지로 기록될 것이다. 평생을 기울여 내가 일으켜 놓은 일을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후대 자손들이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어려웠다.
사업이 어렵고 돈이 귀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 처음 단독으로 자영하도록 내버려두었는데 아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 그런 다음에 회사에 들어와 영업 상무로 시작해 경영능력을 키웠고 지금도 훈련중이다. 아버지가 하는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이끌어 가고 있다.
◇ 이 : 각 자치단체가 민자유치를 하려고 아우성이다. 행정과 경영은 한뿌리라고 생각하는데 지자체가 경영쪽의 이념에 못미치기 때문에 기업인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현재 걸음마도 못하고있는 것 같은데 조언을 한다면.
◆ 송 : 자치제에 보은군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 관광특구로 돈이 보은에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기업유치는 반대다. 보은군은 관광개발이 살길이다. 특구로 메리트가 주어지고 지역이 좋으며 개발의 가치가 있으면 기업하는 사람은 고향이 아니더라도 투자한다. 그런데 우리 군은 재벌들이 투자할만한 요소가 없다. 제일 관심을 가진 사람은 출향 기업인이다. 그러나 출향인 중 현금보유고가 크지 않아 이 또한 어렵다. 영수물산은 현재 매출 1000억가량 올리는데 이익발생은 적더라도 고향발전을 위해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골프장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비행장 옆으로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제주도도 처음엔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타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 한사람에게 줄 것이 아니라 주민 골고루 주인이 되게 해야한다. 그 다음에 호텔을 건립하는 등의 계획이 연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이 : 지난해 공무원등 일본견학에 대해 스폰서를 했는데 성과가 부족한 것 같다. 기획력 등이 떨어진다. 국민 감정이 있더라도 경영기법을 배워야 하는데 성과 미흡하다고 보는데.
◆ 송 : 공무원과 일반 주민 등 12명을 데리고 일본에서 꼭 보아야할 관광지인니꼬, 하꼬네를 갔다. 가이드를 붙이면 단순 관광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가이드를 했다. 일본의 관광지 개발은 단순한 것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니꼬는 고개를 넘어가는데 말티고개와 같다. 구비마다 특색을살려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폭포가 있는데 100미터 가량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밑에서 위로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100년전에 엘리베이터 시설을 했다는 것이 놀랍다. 산 2000미터위에 호수가 있다.
동성궁에는 도구가와 이에아스의 무덤이 있다. 무덤 입구에 잠자는 고양이 조각이 있는데 다시 대륙을 침략하기 위해 쉬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원숭이를 그려놓고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 3년의 의미를 표시하고 관광상품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풍습에 대해 표시나는 것이 없는데 일본은 표시를 해놓아 학생들이 이것을 보고 옛풍습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 군의 일본 결연지역은 너무 시골이다. 관광개발, 지역개발은 군이나 주민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 이 : 건강은 어떤가?
◆ 송 : 현재 70세이다. 70세 이상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했다. 그동안 술과 담배를 즐긴 때문인지 속병이 걸려 치료하는데 2년이 걸렸다. 지금은 밥맛도 좋아지고 원상태로 돌아왔다. 고향이 보은인 내가 마지막으로 갈곳도 보은이다. 쓸쓸한 훗날 보다는 떳떳하고 누구나 반기는 그런 훗날이 되도록 고마운 사람에게 성의표시, 사회에 성의표시하며 생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