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원 자금 풀린다”

추곡수매선금, 영농자금 농가부채 커질 우려 있어

1997-04-12     송진선
올해부터 추곡수매수매량을 미리 약정하고 약정 물량의 40%에 해당하는 자금에 대한 선금 지급으로 때아닌 가계에 여유가 생긴 농민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사용, 농가 부채규모가 커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3월에 이미 농업경영자금까지 농가에 지급되어 군내 전체 90억여원의 자금이 한꺼번에 풀려 돈이 궁하던 예년과는 달리 가계자금의 여유로 인해 과소비를 낳을 소지가 커 수매선금을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 금융기관의 특수 금융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에서는 추곡수매 물량 26만1천500가마에 대해 이미 가가 읍면별 물량을 배정해 정부에서 고시한 수매가인 97년산 일반벼(조곡 40㎏ 기준)1등품 4만9천730원, 2등 4만7천520원, 등외 4만2천290원, 잠정 3만7천870원으로 지난 10일까지 농협과 농가간 수매 약정을 체결했다. 농협에서는 약정체결한 것을 기본으로 농가별로 4월10일부터가 마당 2만원씩 계산해 수매 선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수매선금 85%에 해당하는 약 38억원이 군내에 수매 선금으로 지급된다는 것.

여기에 지난 3월에 이미 연리 5%의 농업경영자금 52억4백만원까지 농가에 지급된 바 있어 최근 군내 전체 농가에 약 94억원을 훨씬 초과한 자금이 농가에 지굽, 시중에 돌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에서는 최근 가계 운영에 어려움 겪던 예년과는 달리 자금의 여유로 인해 합리적으로 가계를 운영하지 않아 오히려 농가부채가 늘어날 소지가 매우 높다.

따라서 과거 각종 농산물 수확으로 가을에 농가수입이 많아 연간 가계를 운영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오히려 봄에 수입원이 증가해 이를 규모있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1년 가계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수매 선금을 영농자금으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간 선금을 예치토록 하는 굼융상품을 만들어 농민들의 과소비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

농협에서도 「그동안 3,4월에는 돈이 궁해 농가에서 아껴 가계운영을 했는데 올해의 경우 추곡수매 대금의 일부를 선금으로 지급해 농민들이 자금을 합리적으로 운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예년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며 「영농자금으로 자금을 적절히 이용하도록 농민들을 지도하고 또 예금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