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3선 중진 도전에 ‘노무현 사위’ 곽상언 등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D-6
민주당 국정안정 vs 통합당 정권심판
지난 2일부터 4.15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각 당이 선거에 임하면서 프레임도 구체화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일꾼론, 이른바 국민을 지킵시다와 국정안정’을 프레임으로 내걸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경제위기와 정권심판, 못 살겠다 바꿔 보자’를 선거 전략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번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양강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4.15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침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의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48) 변호사(더불어민주당)가 재선의 박덕흠(미래통합당 66)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연원(59 여) 후보와 한나라당 최덕찬(63) 후보도 등록했지만 사실상 민주당 곽상언 후보 대 통합당 박덕흠 후보 양자대결로 압축된 양상이다.
일단 3월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 박덕흠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일과 22일 보은옥천영동괴산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ARS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박덕흠 후보는 47.1%의 지지율로 38.4%에 그친 곽 후보를 앞섰다.
앞서 KBS와 한국일보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보은옥천영동괴산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박덕흠 후보가 43.3%로 29.4% 지지율에 그친 곽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 1일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동남4군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무선ARS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박덕흠 후보 39.4%, 곽상언 후보 38.7%로 초접전이었다. (3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유명 파워 ‘곽상언’ 후보
민주당 곽상언 후보의 출마로 동남4군이 일약 관심 지역구가 됐다. 옥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현재 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보수의 색채가 짙다는 선거구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자가 출마함에 따라 대표적인 보수 대 혁신 대결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곽 후보는 본적은 영동이고 할아버지의 묘소가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3년 사법연수원생 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와 결혼했다.
곽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민주당의 많은 분들이 봉하 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나 양산 출마를 권했다. 거긴 절대 안 간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키려 하셨던 가치와 정치적 이상은 중요하지만 그분의 이름에 업혀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에 기대 정계 입문하는 것 아니냐는 장인 찬스 논란에 “그 길을 걷고자 했다면 소위 친노 정치인들처럼 했을 것”이라며 “내 이름 석자로 정치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에 대해 “단 하나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는 늘 마음이 있었다.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들의 이익 갈등과 분쟁을 다투는 일이다. 정치와 가깝다”고 말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지역은 물론 국가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도 내보였다.
지역정가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효과로 상당한 영향력도 발휘되겠지만 선거를 불과 3개월 남겨두고 넓은 지역구에 내려와 공천장을 받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 쉽지 않은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덕흠 “큰 역할 할 수 있다”
3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박덕흠 후보는 “지난 8년 동안 오직 군민만 바라보고 달려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3선 중진이 되면 당 대표나 원내대표에 도전해 국가와 중앙정치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상임위원장이나 예결특위위원장도 맡을 수 있게 돼 지역발전과 현안 사업 해결을 위한 예산확보를 더 원활히 할 수 있는 큰 힘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덕흠 의원은 이재한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19,20대 총선) 승리했다. 19대(당시는 남부3군) 총선에서 박 의원은 유효투표수 7만4229표 중 3만 196(40.67%)표로 이재한 민주당 후보(30.9%)와 무소속의 심재철 전 한나라당 의원(25.4%)을 따돌리고 국회 첫발을 내디뎠다. 20대 총선에서도 박 의원은 투표자 9만3867명 중 56.68%인 5만1721표를 획득해 3만9520표(43.31%)를 얻는데 그친 이재한 후보에게 승리를 따냈다.
이후 박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탄탄하게 관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곽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기 전까지 다수의 지역매체가 그의 독주를 전망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가는 것에 대해 A기자가 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농담을 건네자 “그런 말 하지 말라”며 크게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 대해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며 마지막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는 “우리 지역에 대한 깊은 고민도 없이 선거 때만 찾아와 속삭이는 1회성 말잔치로는 절대 우리 지역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 행보 관심
이번 총선에서 이재한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의 행보가 승패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지역구에서 5선을 지낸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이기도 한 이재한(56) 전 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 1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벌금 250만원을 확정 받았다.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5년간 상실됐다. 이재한 전 위원장이 동남4군 민주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신인 정치인 곽상언 후보를 적극 지원사격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