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이한테 회초리드는 용기

천소년의 탈선 우리의 공동책임

1997-04-12     보은신문
자녀를 청주에 유학시키고 있는 어느 한 학부형의 실화다. 우연히 청주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사전에 아이한테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학교를 찾아가 교문에서 기다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채 교문을 나서지도 않았는데 담배를 물고 여럿이 어울려 오는 학생들을 보고 「참 뉘집 자식인지 큰일이다」며 한탄을 하고 있는데 가까이와서 보니 바로 내아이였다는 것이다.

눈앞이 캄캄할 정도로 공든탑이 무너져오는 것을 느꼈지만 누구탓으로도 돌릴 일이 아닌 바로 내아이 내가정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부과 조금전만해도 남의집 일인양 혀나 찰 일이었던 것이 내일로 다가올 때 통상 사람들은 「친구 잘 못 만나서」라며 남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보은지역에서도 그 동안 얘기로만 듣고 언론매체에서만 지적되던 술과 담배피우기는 물론 가스흡입, 10대 출산, 집단폭행 등등 청소년문제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들이 담배를 피워물고 다니거나 술을 먹는 것을 종종 보아왔을 터이지만 누구하나 그 학생을 붙들고 조심을 시켰던 예는 아주 드물 것이다. 청소년의 문제현장을 보고도 다만 『뉘집 자식인지 가정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학교측의 학생생활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등의 이유를 대며 남의 탓으로만 돌려 온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자녀들을 교육환경이 나쁘다는 보은을 떠나 보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가정 형편과 자녀의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모두들 청주등 도시로 진학시키고 있다. 하지만 도시로 유학보낸 보은의 자녀들이 과연 기대치만큼 제대로 성장해주었는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오히려 부모의 손길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더욱 열악한 교육환경속에 내팽개쳐져 있어 나쁜길로 빠지는 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청소년과 아이들은 우리모두의 미래다. 다만 내집 아이만 단도리하고 문제아이들과 어울리지만 않게 하면 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늘 학교와 사회속에 개방되어 있는 이들을 올바르게 성장토록 하기 위해서는 바른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청소년이 완전한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가정과 학교, 사회의 똑같은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가 될 때만이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모두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똑같은 관심을 기울여 보자. 모두가 내아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역꾼들이기에 나쁜 길로 가는 아이들이 있다면 과감히 회초리를 들어보자. 남의 아이한테 드는 회초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아이 나자신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기에 사랑의 매를 들어 그들을 인도해 보자.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