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지출 “너무 많다”

학원수강료 작년 1억3천여만원 지출

1997-04-05     송진선
최근 교육개혁 위원회에서 학생들의 과외를 전면 허용한다. 다시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신한국당에서는 고액과외는 전면 금지한다는 정책을 내놓는 등 사교육비 과다지출에 따른 학생들의 과외교육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모 기관에서는 국내 전체 공교육비를 17조원으로 파악한 반면 사교육비는 20조5천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밝힌 바 있어 공교육의 역할 부재 및 사교육의 폐단 등에 대해서 다각적인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은군의경우에도 지난해 9월경 교육청에서 군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원 수강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사교육비로 약 1억3천만원이 지출, 학부모들이 학교교육보다는 사교육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올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면서 과외는 못하도록 못박고 있으나 학부모들의 과외요구는 만만치 않아 올해 사교육비 지출증가를 점치게 하고 있다.

현재 군내 사설학원(교습소 포함)은 총 44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컴퓨터학원 4개, 국.영.수 등 입시학원 7개, 피아노와 미술 등 예능계통은 11개, 속셈학원 14개, 피아노 교습소 14개, 미술교습소 2개, 주산 교습소는 2개이다. 수강료는 지난해 교육청에 신고한 금액이 입시학원은 국어, 영어, 수학, 각 3만3천원씩, 컴휴터학원의 경우 초교부 5만3천원, 중.고.대학 일반부는 5만8천원, 미술학원은 유치부와 초교부 모두 4만7천2백원, 피아노는 초급 4만2천원, 고급 5만2천5백원, 속셈은 4만2천원을 받고 있다.

학원 수강학생들은 학부모들의 기대심리에 부합되어 초등학생의 경우 한 학생이 2,3개의 학원수강을 하고 있으며 수강학생도 과거 읍내 중심에서 점차 시골 벽지지역까지 확산되어 농촌지역에서도 사교육비 지출교모가 점차 증가해 도시와 다를게 없다. 실제로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서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한 학생이 피아노와 속셈, 태권도, 컴퓨터학원까지 4개의 학원을 다니고 있을 정도.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교육을 받는다해도 학습효과가 크게 상향되지 않고 또 학교 교과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아 사교육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부모들은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자녀들에게 학원수강을 시키는 것은 아이의 자질을 키워주어야겠다는 것이 크지만 학습효과를 두배로 늘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심리가 작용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남보다 뛰어난 아이로 성장시키려는 욕구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학교 교사는 30대 1,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채용되는 등 실력이 검증되나 학원강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 초등학교 교사는 「자녀들을 단지 남에게 뒤지지않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1년에 1억원이 넘는 돈을 효과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 사교육비에 쏟아부을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소질을 개발시켜주거나 능력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사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