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성 교육 부재 위험수위
君師父一體라는 말 퇴색 된지 오래
1997-04-05 송진선
과거 어른이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그 잘못을 지적하고 나무라는 것은 아는 사람에 의해서건 모르는 사람에 의해서건 통용되었다. 그때는 그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어른 바로 옆에서 청소년들이 패싸움을 벌여도 어른 바로 옆에 지나가는 여자아이를 못살게 구는 청소년들이 있어도 모르는 척해야만 한다. 잘못을 지적하는 교사들에게 오히려 대들거나 밤중에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는 일은 보통이다.
여자 교사는 가볍게 여겨 수업시간에 장난을 치거나 여교사에게 교사로서의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업신여겨 우는 여교사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학교에는 여교사가 배겨나질 못한다고 하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지난해 군내 모 고교에서는 교사에 대한 욕설을 낙서해 놓거나 학교에 불만이 있는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유리창을 깨버리는 등 난장판을 만든 적이 있었다.
군내 모 교사는 「학생들에게 채벌을 가하며 엄하게 다루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교사로서의 위상이 서지 않는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말 무서운 사회가 되어버렸다. 도리가 파괴된 사회가 지속되어 더 이상 청소년들의 잘못을 지적해줄 어른이 없을 때, 또 청소년들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되었을 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찔한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러한 원인은 실력위주의 교육정책에서 기인되었다. 학생들은 오로지 공부만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교에 진학하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가르쳐온 대신 『안녕하십니까』하는 기본적은 예절을 배울 시간을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버렸다. 아이는 상전으로 진급했고 70세 노인은 처치 곤란한 대상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현재 군에서는 인성교육 강화 방안의 하나로 3은(三恩)교육이라 하여 은혜를 알고 은혜에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보은인을 육성한다는 특수시책을 펴고 있다. 교육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매년 해온 이 사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의문이다. 학교에서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성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가정에서는 공부만 잘하면 최고인 아이로 기르고 또 일류대학교 나온 아이만 최고로 치는 사회분위기는 여전하다.
내일의 동량인 청소년들의 정서가 메마르고 부모도 살해하는 흉악한 범죄가 난무하는 지금 영어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스승의 은혜를 알고 인간된 도리를 지키는 아이로 길러야 한다. 경로사상이 죽어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인간의 도리를 가르쳐야 한다.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