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흥업소 첫발 차단해야…
사회진출 위한 상담부재가 주원인
1997-03-29 보은신문
이러한 김군의 부모님 생각과는 달리 중학교를 졸업하던 3년 전 자신의 진로와는 상관없이 친한 친구들의 영향으로 인문계고등학교를 택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에는 대학진학보다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하루빨리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마땅한 직업을 찾을 길이 없었다. 졸업을 하고 자신의 아무런 의중없이 대학문을 두들였지만 불보듯 떨어졌고 급한 나머지 부모님에게는 재수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친구들과 재수를 시작했다. 재수하는 동안 감군은 땡볕에서 자식의 학비를 만들기 위해 고생하시는 모습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우연한 기회에 선배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노래방에 놀러갔다가 선배가 사정이 있어 그만둔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해보겠다고 미음먹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노래방 점원일은 흥미도 있었고 일정한 용돈도 생겨 그만두기 싫었고 급기야는 용돈을 조금 더 벌수 있는 단란주점 웨이터로 일하게 됐다. 웨이터로 일하면서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부모님들의 생각과는 전혀 상반될 생활을 하고 있는 김군은 한달에 한번 용돈을 받기위해 집에 가던습관도 잊어버리고 유흥업소 생활이 몸에 베어버린 김군은 이제는 대학과는 무관한 또다른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김군의 부모는 당연히 학업에만 열중할 것이라는 생각과 부모님의 짐을 덜기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사회를 진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사회생활의 첫걸음마를 노래방에서 다시 유흥업소 웨이터생활을 자연스럽게 걸어온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엄청난 부모와 자식간의 시대적 착오를 느낄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대학진학위주의 학습교육에 치중한 나머지 대학진학이 어려운 일부 학생들에게는 전혀 진로에 대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김군처럼 자신의 뚜렷한 진로 없이 인문계를 지원했고 졸업과 동시에 현사회에 쉽게 접할수 있는 유흥업소로 향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단적인 현상이다. 최소한의 진로에 대한 부모와 교사와의 대화나 졸업을 앞둔 일부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에 대한 가치판단만 있었다면 김군의 부모와 김군과의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현상에 대해 설명해 주기보다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