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탈선 이대로 안된다
퇴학당하면 곧장 유흥업소 취직
1997-03-29 송진선
대부분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관은 자녀들을 학교에 맡기기만 하면 공부도 잘하고 착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녀들의 잘못되었을 경우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교사들의 경우도 대부분 청주나 대전 등 타 지역에서 출퇴 시간에 쫓겨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교외 생활지도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여서 청소년 탈선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인성부재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군내 학교에 재직중인 모 교사에 따르면 올해 3월초 모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 4명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스톱판을 벌이는 등 화투놀이를 하다적발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더욱이 고스톱을 한 학생들의 부모도 화투 등 사행성 노름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학생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각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그런가하면 군내 모 고등학교 2학년인 황모양 등 5~6명이 학기초부터 무단결석을 일삼고 탈선된 행위를 하다 적발되어 퇴학조사를 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결국 이들은 학교울타리를 벗어나 현재는 모 술집에서 여종업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탈선행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음주는 물론 흡연도 일반화되는 추세이고 특히 여학생들의 흡연율이 꾸준히 증가해 지금은 여중생들에게 까지 확대되었다는 것. 또 지난 95년에 군내 불량 서클이 해체된 것으로 공포된 바 있으나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학생들로 조직된 비행 서클이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 정모양(고교 2년)은 「흡연하는 중학교 후배들을 나무라다 그 여학생이 소속된 서클의 남학생으로부터 협박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해 학교 폭력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이와같이 학생들의 관심은 공부보다는 탈선에 초점이 모아져있어 자칫 이탈할 우려가 큰데도 일부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최고라는 우월감에 빠져있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는 자세 보다는 요행을 바라는 모습을 보여줘 자녀교육에 역행하고 있다. 이는 학교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 운영위원회 구성원에서도 잘 알 수 있는데 과거 육성회 회원이 운영위원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학교발전보다는 자기자녀에 대한 특혜에만 관심을 두고 있어 당초의 구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청소년들의 탈선을 걱정하는 주민들은 「봄이 되면서 학생들의 탈선 조짐이 일고 있다」 며 「교사나 학부모나 사회에서나 다같이 청소년들은 모두가 내자녀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쏟고 또 자녀들이 본받을 모범적인 행동을 기성인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