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화에 맞는 새로운 공직자상

프로화, 전문화, 세계화 되어야

1997-03-15     보은신문
모범공직자라면 보통 친절하고 위민 봉사행정을 실천하는 공직자를 꼽았다. 지방화시대의 모범공직자상은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방화시대가 되면서 공직자들을 가장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문제는 「모든 민원인을 될 수 있는 방향에서 처리해달라」는 강력한 주문일 것이다. 어느 자치단체나 이러한 주문은 있겠지만 보은군행정은 특히 부정적이고 고정화 되어있다는 오랜 비판을 받아왔다. 얼마전 민자유치 설명회에서도 기업인이 보은군을 찾아왔을 때 모든 민원처리를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던 것도 이에 비견될 수 있다.

그렇지만 민원인의 입장에서 민원처리를 해달라는 주문이 법적절차를 무시하고 민원인 편에만 서라는 것으로 확대 해석 할 수는 없다. 민원인 입장만 요구하는 것에 반해 공직자들은 소신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신분적인 보장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고있다. 일례로 기업에서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추진업무에 대해 「실패상」을 준다고 한다. 추진업무에 대해 성공상이 아닌 실패상을 준다는 얘기는 업무에 대해 부단한 연구와 도전을 할 수 있는 일 할 수 있는 일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원들에게 실패상을 주면서까지 능력개발에 힘을 쏟게 하는 것에 비해 공직사회는 민원처리시의 오류가 신분상의 문제로 직결 공직자들을 복지부동에 빠지게 하고 있다는 한결같은 목소리다. 일을 안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왜 사서 일을 하냐는 것이다. 소신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완벽한 신분상의 보장을 해줄 때 새지방화시대의 모범공직자를 산출해 낼 것이다. 세계화에 동참하는 지방화시대의 또다른 모범공직자상은 무엇보다 프로의식을 갖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신입사원등 하위직원들로부터의 개혁이 이루어지지만 공직사회는 이와는 반대다. 정책을 추진하는 업무특성상 상부기관이나 상급자들로부터의 개혁이 하위직으로 전파되어 왔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완전한 개혁이 이루어지기란 힘이 든다. 7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한 공직자는 이런 푸념을 했다. 「공무원이 되면서 갖고 있던 실력을 10여년간 공무를 수행하면서 1/10도 채 써먹지 못한데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기회도 없었고 그럴 필요성도 못느꼈다」는 이야기를 했다.

현 공직사회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다. 공직의 경영화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가 미흡했던 것이다.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연구, 공부하는 분위기가 위로부터 아래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공직자들이 소신과 프로의식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우선 만들어 주고 공직자도 프로의식을 갖고 자치단체의 비즈니스 맨이라는 입장에서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 덧붙여 공직자들이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적재적소에서 일을 할수 있는 공무원의 전문화가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세계화에 시대에 동참하는 지방화시대의 모범 공직자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보은의 자존심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