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도 아랫물도 나몰라라
1997-03-08 보은신문
얼마 전 군 기획감사실 주관으로 개촉사업 민자유치를 위한 사업추진단 회의가 몇 차례에 거쳐 연기되다가 개최되었는데 여기서 경영사업계가 준비한 개촉개발사업 VTR상영을 하자 일부 과장은 서울 설명회서 본 내용이라면서 자리를 떴다. VTR 상영이 끝나자마자 아무런 협의 없이 곧 끝이 났다. 민자 유치를 위한 상호업무협의를 하겠다는 회의 주재 의도는 여지없이 빗나가겠다. 기감실이라면 통상 청내에서도 상위 부서로 통하는데 이 기감실에서 주재한 회의가 이처럼 맥빠진 회의로 끝나 버리는 것을 보고 부서간에 상호협조를 위한 직위체계가 흔들리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앞선다.
또, 얼마 전 충북도 내무국장을 초청한 조찬세미나 자리에서 젊은 직원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물론 도 내무국장을 초청한 자리니 많이 참석하라는 상급자의 무언의 암시나 경제적인 압력이 있을 법도 한데 청내의 젊은 하위직들은 외면했고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각 읍면에서 대거 참석해 경청하는 이변 아닌 이변이 나타났다. 관선 시대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기보다는 자기 판단에 따른다는 젊은 직원들의 의식을 과연 지방화된 공직자 의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가 도 역시 의구심이 앞선다.
그 동안 지시 일변도로만 움직였던 공직형태가 변하고 있다는데는 환영의 찬사를 보낼 수 있겠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공부하려는 자세 변화에 과연 젊은 공직자들은 어떤 수준에 와있는가에는 비관적이지 않을 수 없다.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기보다는 나름댈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경영기법이 담긴 프로공직을 공부하고, 앞으로 공직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 점을 깊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