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도 프로근성 없이는 안된다”
충청북도 朴景國 내무국장
1997-02-22 보은신문
◇ 박경국내무국장 : 비결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만 남이 쉴 때 더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비결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으로 살고 있을 뿐이다.
◆ 이 :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 박 : 아침 8시 10분전에 집에서 나오면 보통 밤11시나 돼서야 돌아간다. 일과 후에는 주로 업무 시간외에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밤에 해야 하는 업무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타기관과의 협조사항 등 사무실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은 직접 만나서 한다.
◆ 이 :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없는가? 운동 부족일 것 같은데?
◇ 박 : 운동 부족이다. 주로 주말에는 우암산 등지를 가족과 함께 등반을 한다. 주말이라도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지만 공직자가 가정에 충실하기가 어렵다. 다행히 가족들이 잘 생활해줘 고마울 뿐이다.
◆ 이 : 공직 세계에서 공직자들의 전문성 결여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보은군의 경우 관광전문직이 필요한 실정이다.
◇ 박 : 동감한다. 과거의 공직자는 공복의식만 있으면 됐다. 과거는 군민의 머슴으로만 생활하면 됐지만 앞으로의 지방화 시대에서는 직업윤리가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보화 사회의 지방자치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프로근성을 가져야 한다. 먼저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주민 입장에서 해결하려는 프로의식이 필요한데 타 직종이 모두 프로의식으로 전환하는 때에 오직 공직자만 미흡한 현실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팀웍을 중시할 때 공직사회가 가장 강해 질 수 있다. 프로근성이 있으면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을 하며 전문성 문제도 해결되므로 새로운 공직관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은군의 경우 관광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존자원은 다양하다고 본다. 그러나 관광 프로그램 개발은 프로 근성 없이는 어렵다.
◆ 이 : 최근 기업에서 부르짖고 있는 경영극대화 원리를 내무행정에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해하겠다. 내무행정조직은 전산화를 통해 효율을 높여 인원조직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박 : 1인당 국민 수와 공무원수를 비교할 때 일본에 비해 50%가 적다. 하지만 공무원 1인당 행정서비스수준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공직자 수가 적음에도 우리 공직사회가 방만하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수를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무원 1인당 서비스 생산량을 증가시키면 감축 효과와 똑같은 효과를 볼 것이다. 앞으로 선진국으로의 길목에 서면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요구되므로 공무원수를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본다. 1인당 행정서비스를 2배로 늘리는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어찌됐든 지방정부가 타 선진국과 비교 방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데는 공직자가 깊이 생각할 부분이다.
◆ 이 : 일본의 경우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곳은 관공서이다. 공직사회부터 일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 박 : 일본에서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의 하나인 무사시노시의 쯔쯔아 시장이 말하길 인간이 일하는 동기는 세가지가 있는데 돈 때문에 일하는 사람, 채찍을 가해야 일하는 사람, 긍지와 보람이 있어야 일하는 사람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공무원은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공직사회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면 사기가 저하되고 상실감이 커진다.
공직자 스스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일을 하며 자신감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공직사회에 새로운 직업 의식이 필요한데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할 때 안정감이 주어지고 보람을 노낄 때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공직사회에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내부적인 의식 전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 이 : 지방자치시대의 민선자치단체장들이 선심행정과 선거운동의 행정의 혹이 많다. 관선 때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내부에서 보는 시각은 어떤가?
◇ 박 : 당초 우려보다 잘되고 있다고 보는 게 내부 실무자간의 평가다. 다만 표를 의식한 선심행정은 지양되어야 하고, 주민도 지역발전을 시켜 주는 사람이 누군가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지도자는 지역 비전을 제시하고 현안사업 해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고 완벽한 기대나 평가는 어렵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지방자치에 참여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일례로 군민회관이나 각종 사회봉사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관주도 보다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하고 점검 관리를 통해 경비를 절감해야 한다. 행정은 공무원 손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참여하고 지방정부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경비를 절감해야 한다.
◆ 이 : 언론의 설문조사 결과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약실천도가 19%로 나왔다. 민선단체장이 지켜야 할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박 :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주민들은 단체장의 공약사항에 대한 감시활동과 성과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공약은 방향제시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공약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주지말고 지역에 해야 할 일을 필요한 만큼 했는가를 따지는 게 실효성이 있고 주민들은 이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다만 단체장은 현혹성 공약은 남발하지 말고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풍토는 조성돼야 한다.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가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 이 : 마로면 송현이 고향인데 고향과 부모에 얽힌 추억담이 있다면?
◇ 박 : 생활하면서 어려울 때나 공부할 때는 마음의 갈등이나 고비가 컸다. 그럴 때마다 고향을 찾아 냇가와 산을 보면 마음이 정리된다. 근심은 욕심에서 생기는 것인데 어린시절 생각을 하면 욕심도 없어지고 근심도 없어져 그러다 보면 해결책을 찾는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도 마음의 편안함을 주는 고향을 시간 여유가 있으면 자주 찾고 있다. 언젠가는 공직을 마무리하고 고향에 돌아가 고향을 위한 봉사를 하고 싶다.
◆ 이 : 부모님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 박 : 생활하는 가운데서 가르침을 받는다. 남에게 절대 해를 입히지 않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가르침이다. 늘 겸손하게 사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 교육이다. 어려울 때마다 부모의 고생과 비교하면 채찍이 되고 노력하기 위한 촉진제가 되었다. 아버님의 좌우명인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이 : 보은군의 경우 개발촉진지구 개발사업 중 민자유치가 88%에 육박하고 있다. 민자유치는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투자유발요인이 없는 상태서 어려움이 크다.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겠는가?
◇ 박 : 얼마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메리트를 주느냐에 달렸다. 민간자본가에게 투자를 유발시키고 인센티브를 주는 유인책을 써야 한다. 기업에게 이익을 주고 혜택을 주는 것은 기본이다. 기업의 경우 개발 효과나 몇 배의 부가가치가 있으면 자연 효과나 몇 배의 부가가치가 있으면 자연 투자를 검토하게 된다. 현재까지 민자유치시 지역의 연고성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 보은군의 경우 담당직원의 견문을 넓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구성해 민자유치 활동을 벌여야 한다.
◆ 이 : 朴국장의 앞으로의 계획은?
◇ 박 : 직업 관료로서의 길을 갈 것이다. 꿈은 있지만 미리 얘기하기는 어렵고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선 나부터 프로근성이 있는 직업 관료의 길을 가고 싶다. 정년 후에는 후배를 키우는 일을 고향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봉사하겠다. 그리고 현재 주성대 강사로 출강하고 있는데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 공부를 하는 목적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이 : 단양군에서 관선군수를 지냈는데 차이점이 있는가?
◇ 박 : 군정의 책임자로 일하는 보람도 크겠지만 참모로서 시책 개발을 하는 것도 보람이 있다. 책임과 스트레스는 책임자보다는 적겠지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이 : 충북도에서 볼 때 보은군의 가장 취약점은 무엇인가?
◇ 박 : 마음을 열면 세계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지역에서는 틀 속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마음을 열고 주민 봉사를 위해 새로운 세계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개인적인 승진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자기 일에 열중하며 마을을 열고 대화를 하면 자연 발전의 길이 열린다. 자치 시대의 주역이라는 생각으로 폭 넓게 개방적이고 능동적이며 진취적인 생각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싶다.
◆ 이 : 오랜 시간 대담에 응해 줘 감사하다.
◇ 박 : 이런 자리에 내가 포함 되도 되는지 모르겠다. 더 훌륭한 선배들이 많은데 송구스럽다. 다만 보은신문이 문화, 경제, 정치, 행정등 다방면에서 지역의 구심체적 역할을 다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