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초초교 마지막 졸업식거행

53년간의 요람, 역사 속으로

1997-02-22     송진선
보은 중초 초등학교(교장 박진)가 지난 18일 제 53호 졸업식을 끝으로 동문과 지역 주민들의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남학생 4명과 여학생 5명 등 졸업생은 겨우 9명. 이들이 교문을 나서면서 중초 초등학교 문패는 막을 내렸다. 대신 3월1일부터는 삼산 초등학교 중초분교라는 문패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940년 4월 종초 국민학교 인가를 받아 45년에 1회 졸업생을 배출한 뒤 이번 53회까지 총 2557명의 꿈나무를 키워내 배움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적은 규모에서도 중초 초등학교는 과학의 날 우수 과학 어린이 상, 전국 초중고 학생 서예 실기대회 입선, 학교 문집 우수교 표창, 창의적 교육활동 우수교로 선정되는 등 훌륭한 교육활동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정든 모교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에 목이 메인 졸업생들은 졸업식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울음을 터뜨렸고 마지막으로 불러 보는 교가체장에서는 동문과 학부모도 눈물을 훔쳤다. 1학년과 4학년은 겨우 1명 뿐이고 3학년도 남학생만 4명밖에 안되어 더 이상 교실을 뛰어다닐 아이들이 없어 문을 닫는 시골벽지의 자그마한 학교인 중초 초등학교의 사정을 아는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난 빈 교정에 하얀 눈만이 소복소복 쌓였다.

마지막 빛나는 졸ㄹ업장을 받는 졸업생들에게 학부형 진흥회장, 대한 적십자 총재, 보은 우체국장, 로타리 클럽회장, 삼락회 보은 분회장, 중초 초교 24회 동창회장이 포창장을, 군 어머니 연합회와 중초 초교 자모회에서는 장학금을, 13회 졸업생인 박용국씨(서울, 체육관 운영)는 국어사전을, 김규형씨는 앨범을 선물로 주면서 그동안 학교를 지켜온 아이들을 격려하고 석별의 정을 대신했다.

그리고 절업생들은 「중초초교 마지막 졸업생이라는 명예를 가지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언제 어디서든 꼭 필요한 사람되어야 한다」는 박진 교장의 훈계를 차곡차곡 마음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