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고구마 청와대 4년째 진상
사직 밤고구마 작목반장 김 정 학씨
2001-08-04 송진선
그런데 우리 지역에 해마다 밤고구마 수확철만 되면 청와대에 진상하는 진기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농민이 있다. 특히 이 농민은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고부터 올해까지이니까 벌써 4년째, 내년 임기 만료까지는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니까 밤고구마 진상 기록과 김대중 대통령 임기가 함께 가는 것이다.
탄부면 사직리 사직 밤고구마 작목반의 김정학 회장(54)은 지난 3일에도 5kg 짜리 고구마 3상자를 보은군을 통해 청와대에 진상했다. 2일 오후에 군으로부터 고구마 수확을 요구받은 김정학 회장은 3일 새벽 5시30분부터 들에 나가 200kg을 수확해 이중에서 최고의 상품을 골라 15kg을 청와대에 진상한 것이다.
처음 98년 7월 김회장의 밤고구마를 맛 본 김대중 대통령 등이 “그래 이 맛이야” 할 정도로 맛있다고 칭찬, 이후 김정학씨가 농사지은 밤고구마는 매년 김대중 대통령의 식탁에 올랐다.
이같은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정학씨가 밤고구마 농사를 지은 것은 1990년도. 그동안 담배농사를 짓다가 일손구하기도 힘들고 품값도 많이 나가 작목전환을 꾀하던 중 밤고구마 재배에 눈을 돌린 것이다.
김회장은 밤고구마로 유명한 전남 해남지역을 찾아가 종자 50kg을 구입하고 재배법을 배워 처음 500평에 식재를 해보았다.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 것 같아도 의외로 까다로워 처음 3년간은 손해만 보았다. 4년째 되어서 그동안의 노하우와 지속적으로 고구마 주산지를 다니며 배운 기술로 수익을 얻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1200평으로, 그 다음해에는 3000평으로 규모를 늘리는 등 재미를 봐 한때 1만5000까지 확대했으나 올해는 4700평으로 줄였다. 300평당 2톤 정도 수확해 150만원까지 조수입을 올리자 이를 본 동네 사람들도 하나, 둘 짓기 시작해 현재 사직리에만 25호가 밤고구마를 경작, 작목반이 구성되어 있을 정도다.
김회장이 수확한 밤고구마는 대부분 직거래를 하고 있는데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어 단골 고객이 많고 부산 지역에는 해마다 2톤을 공급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고의 맛을 내는 밤고구마는 해발 150m정도 되는 지역의 사질토가 적지이고 밤과 낮의 기온차가 커야 당분을 많이 저장하고 밭은 물빠짐이 좋아야 되고 질소성분(거름기)이 적고 태양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11년간 밤고구마 농사를 지으면서 김회장이 터득한 것이다.
밤고구마 하면 손꼽히는 김회장이지만 농한기때에는 선진지인 전라도 지역을 다니며 밭 이랑을 어떻게 냈는가 시비는 어떻게 하는가를 조사해서 적용하고 종자도 구입해 식재해보고 터널재배도 배우는 등 기술 습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아무리 품질이 우수 하더라도 색깔과 모양이 예쁘지 않으면 안되고 모양이 예쁘더라도 맛이 없으면 안되고 맛과 모양이 좋더라도 양이 적으면 안되기 때문에 김정학 회장은 맛, 모양, 색깔, 다수확 등 조건을 모두 갖춘 것이더라도 조기 출하해야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년간 대통령에게 밤고구마를 진상해온 김정학씨가 그동안 밤고구마 한 작목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정학씨는 부인 황의선(52)씨와의 사이에 1남 3녀를 두고 있다.
<여기 이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