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읽는 눈 틔어야 한다
1997-02-01 보은신문
지난해 개촉지구 지정후 보은군이 처음으로 기업인들을 초청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요약사업계획서를 검토한후 '기업의 사업성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지적으로 입을 모았다. 공직자의 경영능력 한계를 용역보고서에만 의존해 만든 사업계획서가 투자에 따른 이익을 고려하는 기업인의 속성을 제대로 유추했을리는 만무하다.
민자유치추진위원으로 위촉한다는 종이한장 보내 놓고는 처음 개최되는 사업설명회에 그나마 초청장도 뒤늦게 발송, 참석조차 못하는 헤프닝이 연출됐고 결국은 대규모의 기업인은 빠지고 군내인사들이 더많이 참석하는 꼴로 끝이 났다. 재벌기업인을 초청 할 만한 보은군출신 기업인들은 물론, 국회 재경위 소속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魚의원에게조차 초청장 하나로 대신한 점은 단적으로 이들을 이용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논리이다.
이날 참석한 군 관계자들은 기업인들을 붙들고 보은군의 입지여건을 설명하는 등 비즈니스를 하려는 자세는 어디서고 찾아볼 수 없었고, 설명회를 주관하는 발표자는 말문이 간간이 막히고, 질문하는 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촌극은 실소를 자아내게 하였다. 보은군이 장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자세부터 되어 있지 않다는 불만은 굳이 민간사업자뿐만 아니라 참석한 기자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의아심을 나타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은 이들 기업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맛깔스러운 먹이를 내걸고 손짓하고 있는데 비하여 보은군은 구태의연한 자세가 만연하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앞으로는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획에 참여하고 경제의 속성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실무위원회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