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때 벋지 못하고 방황
무료입장, 문화수준 높일 수 없다
1997-01-25 보은신문
보은문화예술회관의 특색으로는 회관내 문화원, 여성회관등의 문화메카가 집결되어 있어 상호문화정보가 신속하고 충북지역내 군단위 지역에서는 가장 무대공간이 넓어 중앙의 예술공연도 무리없이 다양하게 치룰 수 있으며 특히 속리산 관광지를 통하는 길목변에 있어 문화관광예술의 이벤트 공연에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회관내 풍물동아리의 일본으로 2회 방문등 해외문화교류활동을 전개했고 풍물교실, 놀이마당, 연주교실, 가요교실 등의 주민장소제공과 강습으로 1년에 1000여명 정도의 지역주민에게 문화접촉기회를 부여했다.
이와 같은 문화예술회관이 군내에 위치해 있어 수시기획, 초청, 대관공연을 통한 열악한 지역 문화욕구를 크게 해소하는데 일조했는가 하면 그에 반해 주민들의 문화의식은 아직 후진적이라는 평가도 묵과할 수는 없다. 보다 수준높은 공연을 관람키위해서는 선진화된 문화의식 함양이 급선무인데 얼마전 공연된 청주시립무용단 초청 순회공연은 처음으로 보은지역에 전통창작무용을 선보인 고급무용관람의 기회였지만 관객의 낮은 참여도로 외면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연기획시 특히 염두해 두어야할 부분은 군민의 문화의식 수준과 공연수준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의 기호와 문화의식수준에 너무 벗어날 경우 그것은 일회성, 형식적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 처음에는 걸음마 단계로 공연이 대중적이되 그러나 점진적으로 공연과 군민의식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 예를 들면 대중가수를 초청, 가벼운 세미-재즈음악회를 열고 그후에 본격 재즈음악회를 개최한 후 본격 클래식음악회를 열어 군민들의 문화수준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연구와 기획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군민의 문화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또다른 방안의 하나로 유료공연을 많이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언뜻보면 군민복지 차원에서 무료공연이 최선일 것 같으나 이것이야말로 우리 군민을 낙후된 문화의식으로 안주케하는 가장 큰 복병이다. 문화행사가 시시각각 개최되는 도시에 가서 무료와 유료공연을 비교해보면 이것은 확연히 드러난다. 무료공연은 시덥잖은 내용이 대부분이고 관람객 태도 역시 열의를 보이지 않아 말그대로 싸구려 전시장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그러나 공연료를 내고 입장해야 하는 공연장에는 관람객의 태도부터가 틀리다. 공연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새겨두려는 눈빛과 열의가 진지하다. 자기가 투자해서 입장한만큼 말그대로 본전은 뽑아가겠다는 태도가 역력하다. 이것은 바로 문화에 대한 예의와 존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기의 시간과 돈을 문화에 투자한 것은 문화생활의 값어치를 인정하는 것, 말그대로 문화인이 되었다는 증거다.
진정으로 문화생활을 사랑하고 영위하고 싶다면 문화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일이 우선이다. 정정당당히 공연료를 내고 그 공연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소화하며 더좋은 공연을 보여달라고 당국에 건의해야 한다. 언제까지 공짜에 절은 촌사람 시늉을 내며 「우리는 문화의 소외지에 살고 있다」고만 한탄할 것인가? 문화예술회관에 공연을 유치하고 있는 민간단체인 보은문화원이 앞장서야 한다.
그이전에 다소 언짢은 군민의 화살이 있더라도 계속하여 유료공연을 기획, 추진해야 한다. 이것은 공연료수입으로 문화원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편이 될 수 있음은 물론 군민의 문화의식 수준을 선진화시키는 가장 좋은 훈련이 될 것이다. 관객이 들지않는다는 걱정은 접어두자.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두번 유료공연의 재미와 감동을 아는 사람은 계속 찾게 되고 그 인구 또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다만 문화원이 해야 할 일은 유료공연에 하당한 더 좋은 이벤트기획과 질높은 공연을 유치하는 일일 것이다.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을 한번쯤이라도 관람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 있다. 코흘리개 꼬마들은 객석 여기저기를 소리지르며 활기차게 뛰어 다니고 집에서 잠자다 그대로 나온듯한 복장의 어른들은 누구하나 그것을 제지하려 하지 않는다. 문화예술회관은 순식간에 천막친 시골 써커스 공연장을 방불케하며 내방객들에 대한 호응도는 빈약해 박수소리는 기어들어간다.
아이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의 공연이 아니면 아이들은 집에 맡겨두고 경건한 마음으로 정장을 차려입고 부부가 손을 잡고 예술회관을 향해서 걸어가보라. 문화를 대하는 예의가 절로 일어날 것이며 공연하는 모습에는 감탄이 쏟아져 박수치는 손에 힘이 들어갈 것이며 그 감동은 다음번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게 할 것이다.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곳은 주로 군과 문화원에 한정되어 있는 듯 보인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일반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는 문화행사의 주최측을 살펴보면 기업 및 일반사회단체에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전무하다. 군과 문화원이 메꾸지 못하는 여백을 기업 및 사회단체가 채워야 한다. 군내 공장을 둔 회사, 은행 및 기타 사회단체들은 왜 뒷짐만 지고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이 주체가 되어 앞서서 보은군민에게 문화행사를 개최해 주어야 한다.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사회환원 차원에서 앞다투어 개최하고자 하는 부흥기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군, 문화원, 기업, 사회단체에의 활발한 행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군민의 참여도가 저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벤트행사 개최시 군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한데 홍보물, 플래카드제작, 광고 등 어디서 누가 어떤 행사를 개최하는 가를 알리고 더불어 참여코자 하는 의욕을 부치기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군민의 참여의식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다. 보은군의 문화발전을 원하는가?
우리 군민이 참여하고 느낀 점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문화예술회관에서 정기적인 공연을 갖는 동아리를 포함, 많은 동아리 단체가 있다. 적극적으로 이런 단체에 가입하거나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공연행사등을 꼼꼼히 챙겨보면 나름대로 수준높은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군민의 참여의식이 이어져 보은의 문화발전을 이룬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