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입각한 순리대로의 삶의 방식이 미래지향적으로 사는 길이다(Ⅰ)
김지형(보은 교사/ 보은문학회)
2002-11-02 보은신문
이 땅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최고로 현명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이를 역행해서는 스스로 고통을 받으며 살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 병들고 병들면 갈곳이 죽음이듯 우리도 이 땅도 마찬가지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가 먹는 양식은 분명 농부가 흘린 땀의 결실이다.
그러나 한 톨의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땅이 있어야 했고 볍씨가 있어야 했고 벼가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비와 바람과 햇빛이 있어야 한다. 또한 수확하기까지는 농부가 있고 농기구가 있어야하듯 한치의 어긋남이 있어서는 우리는 일용한 양식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것에 적용되는 삼각관계의 비밀이다. 그 비밀은 극히 단순한 원리 일 뿐이나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 결과가 오늘이 아닌가 본다. 그러면 우리의 관계를 보자 세상은 단순하게 그냥 나, 너, 우리뿐이다 이 공존관계는 그저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너와 나는 우리를, 우리는 너와 나를 이루고 있다. 이 축이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튼튼하게 사는 삶의 방식이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데 괴롭거나 슬플 일이 없다.
그러나 이 축이 삐뚤어지면 점점 더 기울고 기울어 언젠가는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20여년 간 무너지고 있다. 물론 완전히 붕괴되기 위해서는 한 30년쯤은 지나야겠지만 더 이상 방관한다면 이제는 쳐다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온다. 여기서 보은의 현실을 보자 현재 보은군에 등록된 단체는 80여 개가 된다. 활동할 수 있는 인구로 본다면 1인1단체가 되는 것이나 실제 단체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한정이 되어 있는 보은의 현실을 감안하면 1인 최소 1∼3개 많은 사람은 5∼10여 개의 단체에 가입이 돼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단체가 중앙조직의 하부성격을 띈 단체이지 진정 보은을 위해 자생적으로 조직된 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며 대부분의 장들과 대부분의 주민들이 상당한 단체에 가입이돼 있다. 물론 많은 단체에 가입이 되어 있다는 것을 꼬집자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 보니 그 단체가 가지고 있는 이념이나 성격 나아갈 방향들을 상실하고 그저 자기 권위적 성격을 띈 회원으로 그저 존속하는데 의미를 두고있단 것이 문제이다.
얼마 전에 우연히 길을 가는데 뒤에서 들리는 말이 ‘너 계하러 가느냐’ 하니까 ‘아니 단체 회의가 있어 가는 중이야’ 고 답하자 ‘그게 계 아니냐’ 하는 것이다. 사회일각에서는 이미 특정한 단체를 단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친목단체로 여길 정도로 위상이 실추되어 있지 않나 하는 것이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개인이 무너지면 단체가 무너지고 단체가 무너지면 지역은 붕괴되는 것이다. 이것이 무너지기를 20년 이제는 모두가 제 위치를 찾았으면 싶다.
우리 보은은 도시만큼 인구가 많거나 많은 단체 중에 자신의 성격에 또는 활동할 수 있는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 하다 보니 그 많은 단체에 회원을 채우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 관계로 지연 학연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 명맥을 유지하려 한다. 그에 따른 결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일부세력에 끌려가고 잘못된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는 지연 학연 등등에 매여 방관자 아닌 방관자가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역 실정에 맞도록 기구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중앙조직도 우리는 분과화하여 최소한의 인원으로 결집된 보은 지역에 기초한 토대를 구축해야한다고 본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하는 지방화라고 본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