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 가뭄에 속수무책

아예 말라죽고 담배 순자르기 어림 없어

2001-06-02     송진선
장기화 되고 있는 가뭄으로 인해 농업용수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논과는 달리 밭작물은 아예 무대책이 대책인 실정이어서 농민들은 수확이 가능할까에 대한 걱정에 쌓여있다.

현재 밭작물은 수확시기가 도래된 보리와 마늘, 감자를 비롯해, 고추, 담배, 참깨, 콩, 고구마 등이 주 작물이고 이외에 옥수수, 율무, 수수, 조 등이 있다.

또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과수가 있다. 3월이후 가뭄이 지속되면서 최소한 밭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용수 공급이 안돼 밭작물의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예년 같은 시기에 이미 고추는 꽃이 피거나 성장이 빠른 경우 고추가 달렸으나 지금은 꽃은 커녕 키도 크지 못한 상태고 담배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예년의 경우 이즈음에 윗 순을 잘라줘야 할 정도로 성장이 왕성해 6월10일 경부터 수확시기에 들어갔으나 올해는 아예 크질 못해 순자르기도 15일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수확도 장마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엽연초 생산조합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장마 이후 성장이 촉진되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량도 줄어들어 생산 농가들이 입는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확기에 접어든 감자도 성장이 더뎌 제대로 달리지도 않는 등 밭작물의 가뭄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으나 점적관수나 스프링 쿨러 등을 이용한 용수 공급 기반도 확보가 안돼 농민들은 밭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 형편이다.

일부 농민들은 가정에서 물을 실어다 농약기계를 이용해 고추 등 밭작물에 물을 공급해보지만 워낙 땅이 매말라 있어 물을 주기가 무섭게 말라 크게 효과도 보지도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용수 공급은 젊은 농민들이나 가능하고 노령의 농민들은 설사 밭에 까지 물을 실어나른다 해도 줄을 잡아 당길 힘이 없어 이마저도 어려운 형편이다.

군은 밭작물 가뭄 대책을 위해 예비비 9000만원을 긴급 투입, 스프링 쿨러와 송수 호스 각 100세트를 구입, 읍면에 지원했으나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상청은 6월 하순경에야 장마기에 접어들어 비다운 비가 내린다고 예보함에 따라 앞으로도 20일 이상을 농민들은 가뭄과 전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