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끝나고 난 후
2002-10-19 송진선
처음 이 축제는 전국에 하나 밖에 없는 축제로 타 지역과 차별화 되고 일부러 축제를 보고 참가하기 위해 속리산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한다는 참신한 계획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다. 그래서 도깨비 축제가 계획됐었고 이의 실현을 위해 팸플릿도 만들어 홍보하고 세미나도 개최되었다. 그러다 전국 팔도 굿 축제로 내용이 바뀌었으며 굿 축제 개최 당시만 해도 무형 문화재인 김금화 선생의 굿판도 볼 수 있었다.
이색적인 축제로 관광객 뿐만 아니라 전문가 들로 부터 많은 관심을 끈 팔도 굿 축제는 출연진들의 굿판이 끝나면 관객과 출연진이 어우러져 질펀한 굿판을 벌이는 등 관객의 적극적인 축제에의 참여가 있었다. 굿 축제가 폐지된 지금도 외부 기관에 관광개발이나 축제개발에 대한 용역을 줄 때 항상 굿 축제에 대한 용어가 나올 정도로 독창적이었으며 속리산과 어우러진 축제형태로 인식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종교적인 갈등으로 막을 내린 굿 축제이후 축제는 처음 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변형돼 공연 및 사생대회 등의 이벤트 행사로 전락했다. 올해도 난타나 유진박 공연 등 개개의 이벤트들은 흥미성은 있으나 일부러 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속리산을 찾은 것이 아닌 속리산에 와서 우연히 공연을 보게되었고 공연을 하니까 보는 수동적인 관객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인해 주민들 사이에서도 축제 개최로 인해 얻는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당초 계획했던 도깨비 축제나 굿 축제 시에는 없었던 예산의 과다얘기도 나오고 있고 새로운 방향을 정립해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이는 축제 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본래 계획했던 내용이 아닌 것으로 완전히 변형됐을 때 주민들은 머리를 한데 모아 즉시 축제 개혁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내용이 충실한 축제를 계획해야 하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보은군도 이에대한 문제점을 인식, 지난해 전문 기관에 속리산 가을 한마당에 대한 평가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 올해 행사를 지켜본 후도 가을 한마당 축제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내년에는 6000만원의 예산을 들인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주제가 뚜렷한 독창적이고 지역의 상징성을 담고 있으며 타 지역과의 차별화로 관광객이 일부러 이 축제이 참여하기 위해 속리산을 찾아오는 축제로의 전환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