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서울대인상 수상

박맹호 민음사 대표

2002-10-12     송진선
출판업계의 거목,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단행본 출판인. 박맹호(68, 보은읍 장신리 비룡소) 도서출판 민음사 대표가 오는 14일 제 12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받는다. 삼산초교와 서울 경복 중학교,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25 전쟁 중이던 1952년 서울대에 입학, 불문학을 전공했다. 백성의 올곧은 소리를 담는다는 뜻으로 1966년 도서출판 민음사를 설립, 반평생을 출판외길을 걸어왔다.

지난 30여년간 3000여종의 단행본을 출판, 국내 인문학 시장에서 단행본 출판시대를 개척한 주인공으로 한국 현대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수많은 시집과 소설을 펴내 국내 인문학과 문학발전의 확고한 토대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77년 제정된 오늘의 작가 상은 새로운 작가의 산실로 문단과 사회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 상을 통해 발굴된 많은 시인과 작가들은 이제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성장했다. 또 1981년에 제정된 김수영 문학상은 젊은 시인들에게 활발한 창작의 장을 열어 주고 있다.

마로면 관기리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송찬호 시인이 2000년도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해 충북문단 및 전국 문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민음사 외에도 황금가지, 비룡소, 사이언스 북스 등 문학·인문학 밖으로 독서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맞춰 설립한 자회사들도 출판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반지의 제왕’, ‘신기한 스쿨버스’ 등 대형 베스트셀러들이 자회사들에서 출간됐다.

이같이 출판으로 이미 일가를 이뤘지만 여전히 새로운 허기를 과시하는 그에게서 출판계 거목으로서의 면모를 읽게 한다. “출판사는 신간을 낼 때마다 새롭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벤처기업이고 책은 그런 의미에서 벤처상품" 이라며 "독자의 변화하는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출판사도 항상 새로워져야 한다”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하나로 요즘 총 상금 1억원짜리 ‘올해의 논픽션 상’을 제정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의 작가 상으로 소설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논픽션 상으로 다시 한 번 출판계의 흐름을 주도해보고 싶다는 박대표의 기대가 실현될 날도 머지 않았음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