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 끝에 정이품송 2세 생산

임업연구원, 솔방울 채취 성공

2002-10-12     송진선
정이품송이 오랜 산고 끝에 종자를 채취하는데 성공, 정이품송을 아비로 한 2세 생산이 눈앞에 다가왔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원장 서승진)은 지난 7일 정이품송의 신부목인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소재 준경릉의 수형목에서 5개의 성숙된 솔방울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8일 천연기념물 제 103호인 정이품송의 숫꽃가루와 준경릉 수형목 암꽃가루가 합방을 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임언연구원은 이번에 채취한 종자를 특수온실에서 발아시키고 여기서 얻어지는 어린 나무를 대상으로 가루받이 과정에서 정이품송이 아닌 다른 소나무의 꽃가루 유입 가능성을 DNA 지문법으로 친자확인 등 엄격한 혈통관리 과정을 하게 된다.

소나무의 경우 나무가 태어나서 15년 전후로 꽃을 피우기 시작해 50∼100년에 이르면 가장 왕성한 생식 작용이 이뤄지고 200∼300년이 지나면 생식능력이 극히 떨어지는데 600년이 넘은 정이품송의 꽃가루 양이 장령목의 10∼20%에 불과해 화분 발아율에서 매우 노쇠해 인공 가루받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 자원부 최완용부장은 “어렵게 송아가루를 채취해 가루받이를 했는데 올해 정이품송의 신부목이 있는 삼척시 미로면도 태풍 피해가 컸지만 다행히 준경릉 소나무 숲은 피해를 입지 않아 솔방울을 채취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 건강한 자목을 생산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에 정이품송의 후계목이 심겨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목은 내년 봄부터 생산, 특별한 보호를 거쳐 어느 정도 자란 후 속리산, 독립기념관, 현충사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에 식재할 계획이다.

한편 임업 연구원은 지난해 5월8일 정이품 벼슬을 얻은 정이품송을 의인화해 전통 혼례식을 치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