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이 점멸등으로 역할
교통흐름상 신호등 설치는 예산낭비
2002-10-05 김인호
따라서 관련 부서들의 충분한 협의 없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 지역의 신호등 설치는 교통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혈세의 낭비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호등 설치시 지주대와 제어장치 등으로 예산이 점멸등보다 월등히 요구되고 이들 지역에는 신호등 작동이 필요한 만큼 차량통행과 보행자 통행이 많지 않아 오히려 점멸등이 차량소통에 부합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미 설치된 신호등이 제 역할을 할 시에는 역으로 차량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데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질주하는 불법운전자를 양성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변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군 관련자는 “농어촌도로 신설과 확포장시 설계용역에 나와 있어 농어촌도로 공사와 함께 추진한 일이다”며 “교통사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신호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지역 신호등은 점멸등으로 대치돼 교통흐름을 조절하고 있다. 신호등 신설은 같은과 사업부서의 일이지만 업무가 한곳에 집중된 것이 아닌 농어촌도로 사업을 누가 맡냐에 따라 해당 담당자가 제 각각이다. 이는 신호등 신설이 행정편의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다른 교통관리 관계자들은 “사전에 협의 한마디 없이 신호등을 설치했다”며 “이들 신호등 설치지역은 신호등보다는 점멸등 설치가 제반 여건에 더욱 부합된다”고 신호등 설치를 탐탐치 않게 여기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안삼거리 신호등 설치 때는 도로 여건상 점멸등이 타당할 것 같다는 의견을 관계자에게 제시했으나 신호등이 설계에 나와있다는 이유를 들어 신호등이 신설되고 이후 이들 모든 지역에 점멸등이 아닌 신호등이 설치돼 결과적으로 예산을 펑펑 쓰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삼산리 주민은 “자신의 일이라면 적은 돈을 쓸 때도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 낭비의 요소를 최대한 줄여 지출하는데 작은 돈도 아닌 더구나 국민의 세금인 큰돈을 쓰면서 앞뒤 계산을 게을리 하는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호등 설치는 국도의 경우는 국도유지에서 이외 군도와 지방도는 군에서 맡고 관리는 경찰서와 군으로 이원화돼 있어 점멸등 기타 교통안전 시설물의 설치에 기관간 협조가 필요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