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報恩) 거북바위
김국진(보은종곡, 시인, 도서출판 청년사 대표)
2002-09-14 보은신문
다친 목을 치유하는
거북이 거북바위가 있으니
길을 멈춘 나그네
서서 장승이 되었구나
승전으로 기록된 임진왜란,
-중원은 보은거북 조선에 있어 두렵다-
명나라 점술 할미 명에 이여송의 끈질긴
거북 찾기-속리산 신(神) 계시 받은
법주사 주지-짚신삼아 얼 굴 가린 싸움-
주지스님 중도 포기는 천추의 한(恨) 되었다.
설(說)은 아지랑이 되어 법주사를 맴도나
거북이 고행은 아직도 남아
범종을 울리누나
피-피흘러 흥건했을
틈새 비집고 난 파아란 싹
새아침 감로욕(甘露浴)한 자태
저 세계 노닐던 여인인 듯
눈망울이 익다
풍요로운 계절이요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 추석을 맞아 온 국민이 조상 묘를 찾고 벌초를 하는 모습에서 효(孝)를 근본으로 한 전통의 예의 나라임을 실감한다. 이웃의 슬픔을 나누고 고행을 함께 하는가 하면 너나없이 당한 폭풍 피해자 입장에서 나보다 큰 피해농민을 걱정하는 전형적인 농민들의 순수한 마음에 머리 숙여진다.
이 또한 조상대대로 이어져 온 이 나라의 미풍양속이 아니겠는가. 지방마다 고장의 특색 있는 수익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가 하면 고장 출신이거나 선현들의 유택을 가꾸는 사업, 역사적인 유적지를 복원하는 사업이 민·관 합심으로 추진되어가고 있어 더욱 기쁘고 희망적인가 하면 활기찬 분위기는 더 넓게 크게 번져, 군민과 국내외로 진출한 향우회원이 하나 되어 역량을 합쳐가는 분위기 또한 감동적이다.
보은군이 MBC 청주방송국과 함께 속리산 단풍 가요제를 과감하게 개최하여 기량 있는 민족가수를 발굴하고, 이 행사를 통해 국립공원인 속리산을 다시 한번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개키로 한 발상에 신선한 감을 받는다. 속리산은 명산으로 국토의 중심지역인 내륙에 있는가 하면 백두대간을 뻗어와 한줄기는 북으로 관악산에 이르렀고 한강, 금강, 낙동강의 뿌리로 이 나라의 동맥이고 정맥인 산이다. 우리 모두는 속리산을 자연 그대로 가꾸어 가야 할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이고 실행할 때다. 그리고 보은군 전체를 관광단지로 가꾸어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군내 관광지를 소개하며 여가도 즐기고 고장의 자랑스러운 유적지를 답사할 수 있는 볼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예를 든다면 속리산에서 삼년산성을 이어가고 성운, 서화담, 남명, 토정 선생 등이 학문을 닦은 종곡리로 이어가는 등 연원이 있는 후예나 후손들이 찾을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마로, 탄부, 삼승, 회인, 산외, 외속, 수한, 내북 등지에도 산재되어 있다.) 문화유적지 개발, 관광농업 육성, 저수지 주변의 정비정화 개발 등 최소한 1박2일 간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만들만한 곳이다. 군민뿐만 아니라 외지에 나간 이 고장 출신 분들이 한번쯤은 군내 일원을 답사하려는 의욕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그날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그러나 속리산을 가꾸면서 보은 관광단지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가야 할 것이다. 장·단기적으로 볼 때 관광농업육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진왜란 때 명의 허준 선생께서 함경도에서 돌림병 치료를 마무리 짓고 한숨을 돌릴 때 강원도 일대가 돌림병으로 백성이 죽어가고 있었다. 국가로부터 강원도로 가라는 명을 받은 허준 선생은 함경도에서 복용하고 남은 약이 많아 홀가분하니 강원도로 갔다. 그런데 함경도 백성에게 효과가 있던 약이 강원도에서는 듣지를 않았다.
별별 방법을 동원했으나 효과가 없어 마지막으로 함경도 땅에서 생산된 약초대로 강원도 땅에서 생산된 약초로 만든 약을 복용시켰더니 함경도처럼 약효가 있었다. 신토불이(身土不二) 어원이기도 하다. 필자는 타지생활에서 몸이 아주 나쁠 때 고향을 찾아 며칠을 묵으면 건강을 회복한 경험을 갖고 있기에 이를 믿고 있다. 타지에 나간 고향 분들이 관광농업도 즐기고 먹거리도 공동 구입할 기회도 갖는 행사가 활발하여 건강한 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산림 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소득원으로 개발해 볼만한 고장, 관광지 조성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투자유치, 관광객 유인으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어찌 보면 살기 힘든 고장이기도 하나 개발할 소재가 풍부하게 산재되어 있는 고장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농·임·축산업을 장려하고 가공식품을 개발하며 청정지 농산물로 소비자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보은을 가꾸어 가자.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