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속리산 야생화<8>상상화
2002-09-14 보은신문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차가운 네모습에 얼어붙은 내발자국/ 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안녕 안녕 ......"
눈물이 주루룩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사랑을 잃어버린 가슴으로 파고드는 노래는 그 밤 아름다운 동행이 되었습니다.
상사화를 볼 때면 슬퍼서 아름다웠던 젊은 한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을 들으며 빗속을 걸어야 할 만큼 주체할 수 없었던 많은 꿈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요? 잎이 다 말라 죽은 후에 꽃대가 올라오는 상사화처럼 사랑은 시들고 질긴 생명력의 아픔만 남았습니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잎과 꽃은 서로가 만나 볼 수 없습니다. 인간세계에서 인연이 없어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랑들을 빗대어 "상사화"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7∼8월 경에 피는 연한 홍색은 바래진 사랑처럼 애처롭습니다. 열매 또한 맺지 않아 더욱 가슴을 후벼팝니다. 60센티 내외로 자라는 여러 해 살이 풀로 나르시즘으로 유명한 수선화과 식물입니다.
〈제공 : 속리산 관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