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숙고

2002-09-07     곽주희
국민체육센터가 다른 곳에 건립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억3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현 부지를 매입했으나 부지가 협소해 주차 및 녹지공간이 부족하고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군에서는 다른 곳으로 추진중이다. 박종기 군수의 지시로 담당부서에서는 변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현 부지를 매입했건만 구 시대의 유물이라 그런지 헌신짝처럼 버렸다.

일관성없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주민들로부터 비난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국민체육센터 부지를 변경하면 또 다시 군정조정위원회의 심의와 군유재산관리계획 승인 등 절차를 다시 한 번 거쳐야 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기배정된 30억원도 변경승인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기존 부지가 적지가 아니라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후보지를 선정하기 전 한번만 더 심사숙고 했다면 오늘과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신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인 보은군이 거금을 투자해 놓고 8개월째 방치해 그로 인한 피해는 주민이 감수해야 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존 부지에는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되어 각종 벌레는 물론 심지어는 뱀까지 출현, 인근 뱃들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내년 3월 착공예정이었던 국민체육센터의 건립시기도 불투명해 졌고, 새로운 부지에 대한 찬반 양론으로 당분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부지로 사업계획이 변경될 경우 당초 부지를 확보하느라 이미 투자한 10억3800만원에 대한 이자손실분과 부지에 대한 추후 활용방안 등이 문제점으로 남을 소지가 높다. 집행부에서는 기존 부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의 후보지에 대해 검토, 박군수가 원하는 공설운동장 서편 산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3곳의 후보지만 논하지 말고 다른 곳도 한 번 찾아보자. 시행착오는 한번이면 족하다. 어차피 후보지 변경으로 건립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번개불에 콩구어 먹듯이 후다닥 후보지를 선정하면 또 한번의 과오를 범할지도 모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각계 각층의 의견 수렴을 통해 후보지를 물색하고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통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자. 한 번의 실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똑같은 일로 두 번 실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체육센터는 꼭 필요한 숙원사업이다. 군민들이 이용하기 편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거시적인 안목으로 국민체육센터의 최적지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