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보은에서 처음 금강산 간 김성일씨

1998-11-28     보은신문
일반 관광객을 태우고 금강산으로 향하는 첫번째 출발을 시작한 지난 18일. 금강호 안에는 보은에서 처음으로 금강산으로 향하는 사람이 있었다. 보은읍 삼산리에서 성광과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일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첫번째로 출향하는 배인 만큼 나름대로 김씨가 첫배를 타게 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인즉 김씨는 평소 남쪽의 명산을 돌며 수려한 자연을 사진으로 담는가 하면 최근에는 백두산을 카메라에 담아오는등 산을 소재로해 사진을 찍는 작업은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금강산으로 관광을 간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객을 모집한다고 소식이 전해지자 김씨의 일념은 여지가 없었다. 비록 자신이 가지고 가고 싶은 사진기를 휴대하지는 못하고 자유로운 사진촬영은 금지돼 김씨의 손발을 묶을 것은 분명하지만 눈으로만이라도 보고 오고 다음 기회가 있어 자유스러운 촬영이 허용된다면 다시한번 가기 위한 사전답사의 여행이었다. 18일 출향하는 금강호를 타기 위해 17일 보은을 출발했다. 예정시간인 18일 오후 5시를 한시간이 지난 6시에 출항을 시작했으며 19일 아침부터 본격적인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국의 명산을 사진기를 들고 안간 곳 없이 둘러본 김씨에게 금강산은 "아직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남쪽의 겨울산과 별차이는 없었지만 남쪽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웅장함과 천혜의 비경을 품고 있는 금강산은 한반도에서 아름다운 명산임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코스중 김씨의 눈을 감동시킨 곳은 만물상이었다. 김씨의 예전 습관대로라면 몇일동안을 한자리에 노숙하면서 수시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오고 싶었지만 아직 자유롭지 않은 여행을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괴석을 눈으로만 담고 와야한다는 것은 김씨 자신에게는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억지로 않은 발길을 억지로 옮겨야 했다고 한다. 계획된 관광코스를 따라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 동안 간혹 눈에 들어오는 북한 안내인들의 모습은 한민족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