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직거래매장, 장사가 잘 되길 바라며

2019-08-29     김인호 기자

“농산물직거래 판매장에 사람도 농산물도 없다. 군이 속리산 2개 장소에 1억2000만원을 들여 8개 부수를 설치했지만 5개는 텅 비었다. 나머지 3개 매장은 주말에만 문을 연다. 농특산물과 함께 가공과정을 보며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상품 구색을 맞춰 판매를 유도하고 비용발생 등으로 문을 열기 어렵다면 순번을 정해 최소한 농산물 구입을 위해 찾은 관광객에게 문 닫은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보은신문 8월 14일 보도)
농산물직거래장 조성은 주민 건의를 받아들인 정상혁 군수의 뜻이 반영됐다. 정 군수는 작년 3월초 속리산면을 순방하는 자리에서 속리산과 말티재 고개에 농산물판매장 만들 것을 속리산면에 지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외지사람들이 자동차에 커피 음료 이런 것들을 싣고 와 팔고 저녁에 간다. 이 사람들은 위생법에 저촉 받지 않는다. 불량식품이든 외부 농산물이든 팔고가면 그만이다. 그 피해는 속리산 주민들이 입는다. ‘이런 것을 팔아’하며 욕을 듣는다.”
“장소가 나오면 법주사에 보은군 예산으로 임대를 얻고 싶다. 법주사의 협조를 받아 천막을 치고 판매대도 올려놓고. 제가 가끔 가보면 판매하는 아주머니들이 쭈그리고 앉아 몇 시간씩 있다 보니 일어나질 못한다. 건강에도, 보기에도 안 좋다. 이 분들이 군에서 지정해준 것이라는 글씨를 새겨 명찰을 달고 명함을 주게 될 것이다. 대추축제처럼. ‘내가 파는 것은 믿고 사도된다’ 그런 매장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속리산에 사계절 관광객을 위한 속리산농산물직거래장터를 열고 싶다.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는 농가가 팔고 싶다고 면에 신청을 하고 번호를 부여받으면 그분들이 판매대에 나와서 덜덜 떨지 않고 팔 수 있게. 그래서 속리산에 오는 사람들이 ‘야 믿어도 돼’, ‘속았어’라는 소리 안 나오도록. 그 대신 속리산면 각계 기관단체가 자율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외지사람들이 들어와 불량식품 못 팔게 해야 한다.”
“말티고개는 가게를 몇 개 둬 장안면 분들에게 판매장을 마련해 주려한다. 속리산에는 속리산면 주민 위주로 하지만 보은군 각 면에서도 신청하면 몇 번 부수 몇 번째 와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명찰 달고 명함주고 팔아라, 얘기를 해 줄 것이다.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보은 농산물을 많이 판다면 농민들 소득이 증대된다. 관광지로서 안 좋은 속리산의 이미지를 벗고 인식을 달리하도록 하겠다.”
정 군수는 “내가 사는 고장이 발전해야 되지 않겠는가. 어찌 보면 이건 의무이고 책임이다. 우리 모두가 뜻을 같이하고 힘을 모으면 가능하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군 예산이 들어간 농산물직거래판매장이 자칫 유명무실화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한동안 농산물판매대 문이 열렸다가 닫혀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장사, 결코 녹록치 않다. 장사하다보면 손해 보는 날도 허다하다. 더욱이 바쁜 농번기엔 시간 내기도 어렵다. 장사라곤 해본 적이 없는 농사꾼이 판매를 겸업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먹고 살기 위해 장사에 돈을 투자하고 온몸을 던져도 성공보장이 없는 게 장사다. 노고는 노고대로 들어가면서도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는다면 속상하기 이를 데 없다. 현 상황에선 가을 농산물 수확기철 반짝 장사할 수밖에 없겠다도 싶다. 그럼에도 어쩌랴. 장사를 잘 하기 위한 하나의 정답은 없는데. 앞으로 철저한 계획과 준비 외엔. 우선은 많은 실패를 겪다보면 경험이 쌓이고 길이 보이겠지 그렇게 위로해본다.
모든 일에는 시간과 노력과 투자가 수반된다. 더욱이 농산물직거래판매장은 네 것도 내 것도 아닌 공동경영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고 어려울 수 있다. 여하튼 좌판은 깔렸다. 관리는 군이 맡았다. 이제 이윤 추구는 해당농민의 몫이다. 농산물 수확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장사를 어떻게 할지 계획과 준비, 실천이 최고의 기술이다. 이와 함께 분명한 역할분담과 책임지는 자세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