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군수 “기독교 신자로서 겪은 가슴 아픈 경험은 오랫동안…”

보은군의회 군정질문

2019-05-30     김인호 기자

“속리산 신축제를 치르며 보은 군정에 대한 바르지 못한 인식과 지역문화 축제가 귀신 행사로 매도당하면서 기독교 신자로서 제가 겪은 가슴 아픈 경험은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상혁 군수가 속리산 신(神)축제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지난 27일 보은군의회 본회장의장에서 진행된 군정질문에서 속리산 신 축제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앞서 김도화 보은군의원이 지난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개최된 속리산 신축제에 대해 정 군수를 상대로 질문을 던졌다. “보은기독교연합회에서는 신축제를 폐지 또는 중단하라는 기도회를 매일 열었다. 축제의 목적 및 취지는 보은지역주민들의 화합,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할 수 있는데 대외적으로는 종교간 갈등, 지역주민 간 갈등으로 비화돼 보은군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며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정 군수는 이에 대해 “종교 간 대립, 마찰은 고사하고 어떠한 논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읍면 간 이해상충이나 다툼이 없었는데 갈등으로 비화돼 보은군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군수는 그 이유에 대해 촛불집회나 태극기 집회에 비유했다. “두 집회가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종교의 자유가 있고 집회의 자유도, 비판의 자유도 있다. 다만 전제 조건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타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며 거짓이 아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군수는 그러면서 기독교 연합회가 언급한 내용을 중심으로 속리산 신축제가 보은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문체부 선정 문화축제를 만들어보자
종전 가을에 개최해오던 속리축전을 봄으로 옮긴 것은 가을 대추축제를 전후해 개최하다보니 대추 축제에 가려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대추축제는 코리아 탑 브랜드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그러다보니 속리축전을 문체부가 심사, 평가, 지원해주는 문화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여론이 대두됐다. 그래서 2018년 4월 16일 속리축전 발전 방안에 대한 용역을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12월 13일 최종보고서에서 ‘개최시기’는 봄으로, ‘축제이름’은 전문가 3인중 1인은 속리산은 국보와 보물, 신화, 전설 등 풍부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 즉 속리산·세조·영신제·산신제·탑돌이·송이놀이 등이 있으므로 ‘속리산 신화 여행축제’로 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머지 전문가 2명은 속리산과 법주사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속세를 떠나 잠시 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흥미를 유발, 스토리텔링 소재로 산신제·탑돌이·송이놀이·산채비빔밥 등 전통의식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겠다며 ‘속리산 신축제’를 제안했다.
축제추진 주체도 속리산 관광협의회에서 군단위로 확대 개편하자는 권고에 따라 금년 1월 30일 속리산면과 군단위 인사 19명으로 축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정관을 정했다. 축제 시기는 봄, 축제이름은 속리산 신축제로, 장소는 법주사·잔디공원·훈민정음마당으로 결정했다.
축제 이름 두 개의 안에 대해서는 종래  속리축전의 주된 행사는 천왕봉 산신제였는데 ‘속리산 천왕봉 산신제’는 너무 길으니 줄여 ‘속리산 신축제’가 좋겠다. 또 봄에 할 바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법주사의 석가탄신일 행사와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군수가 종교간 갈등을 조장할 이유가 없다
기독교연합회 명의로 된 현수막·전단지·신문광고 등에 “군수의 성의 있는 답변을 듣고자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끝내 군수의 외면으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는데. 지난 4월 24일 오전 기독교 연합회 부회장과 총무가 군수를 면담한 자리에서, 또 4월 26일 보은교회에서, 5월 9일 속리산면사무소에서 기독교 연합회 임원들과 속리산 신축제 추진위원들과의 대화에서, 또 4월 30일 대추고을소식지에 “속리산 신축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행사일 뿐 특정 종교를 전파하거나 또 다른 의도가 없다”고 축제추진위원들의 입장을 소상하게 충분히 밝힌 바 있다.
군수는 군민 누구와의 면담도 기피하지 않는다. 다만 미리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지연.조정될 수는 있다. 보은군의 축제는 군수 단독의사로 결정.추진하는 게 아니고 축제 추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며 군수는 추진위원회의 위원이 아니다.
“군수가 종교간 갈등을 조장한다”고 했는데 군수가 종교간 갈등을 조장할 이유가 없다. ‘속리산 신축제’ 이름은 외부 용역을 준 것이고 축제에 관한 모든 사항은 추진위원회에서 논의, 결정되는 것이다.
신축제의 기원인 속리산 천왕봉 산신제는 보은군의 역사요 전통문화다. 1530년 이행과 홍언필이 집필한 증보신증동국여지승람 보은편에 “속리산 마루 천왕봉에 있는 대자재 천왕사의 신이 매년 10월 인일 법주사에 내려오면 산중 사람들이 풍류를 베풀고 신을 맞이하여 제사를 지냈는데 그 신은 45일을 머물다가 돌아갔다”고 기록돼 있다. 이 산신제가 그 이전 언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몇 년간 계속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 어느 고장이든,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으며, 문화가 있듯이, 천왕봉 산신제는 현 군수가 새로 만든 것도 아니고 1466년의 역사를 지닌 법주사와 속리산 주민들이 지켜온 고유한 전통문화인데 군수가 기독교 신자라고 중단하거나 폐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군민 혈세 4억5천 귀신축제 웬 말이냐? 미신.무당.굿판이나 벌리고 특정 종교와 손잡고… 이렇게 비판했는데 속리산 신축제 3일간 프로그램은 27가지였다. 5월 11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전통문화공연 출연진은 국가무형문화재 제98호와 충북 무형문화재 제20호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하회별신굿놀이 등 10개가 국가무형문화재로, 대전의 앉은굿 등 26개가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는 1인당 월 135만원, 시도 무형문화재는 월 90만원의 보존비를 지원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강릉단오제.대변별신굿.군자봉성황제.계룡산산신제.성남굿한마당축제.광주광역시 전통문화관굿은 시작부터 끝까지 주로 굿을 공연한다. 전국 각 지역에서 무형문화재인 ‘굿’을 공연하고 이번 축제 프로그램에 하나가 들어있다고 4억5천 예산을 여기에 다 쓰는 것처럼, 또 신축제 전부가 굿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귀신축제다, 무당 굿판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과장된 표현이다.
속리산 신축제에 수만명이 와서 천왕봉 산신제나 무형문화재인 굿을 구경했는데 단순한 볼거리, 즐길거리로 보았지, 무당 데려다 굿하겠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특정 종교와 손잡았다는 비판은 법주사를 지칭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보은군이 법주사와 공동으로 속리산 신축제를 개최한 것은 석가탄신일 행사를 법주사에서 하고 탑돌이나 천왕봉 산신제는 물론이고 속리산면 불교신자들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떤 종교의 편파적인 포교나 또 다른 의미는 없었다. 다만 보은군은 우리군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공인된 어떠한 종교와도 협력할 수 있다.
보은군이 이번 축제에 법주사와 협력한 것을 특정 종교와 손잡은 것으로 표현한다면 작년에 보은군 기독교 연합회 임원들이 군수실에 와 8월 15일 군내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겠다고 지원을 요청해 3천만원을 지원했는데 이에 대해 불교계나 천주교 등 어느 종교도 보은군이 기독교와 손잡았다고 했거나 군수가 기독교 신자라 지원해 주었다고 비판받은 적이 없었다.
“군수가 속리산의 훌륭한 관광 자원은 다 사장시킨 채…” 운운했는데 속리산은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대부분이 법주사 사찰림이다. 또 법주사에는 국보 등 40점의 문화재가 있어 문화재 보호구역이며 천왕봉은 백두대간의 축으로 법의 규제를 받아 이 지역은 어떠한 개발도 할 수 없는 제한구역이다.
군수는 1997년 속리산이 관광특구로 지정되었음에도 해가 갈수록 퇴락하는 속리산 관광을 되살리고자 2011년부터 개발 가능한 말티재 남쪽 국유림 95ha와 북쪽 도유림 83ha 계 178ha를 보은군 소유로 이전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마침내 2014년 2월 27일자로 산외면 소재 군유림과 교환, 군유지로 등기 이전했고 그 해 5월 속리산 터널 좌우 부동산 업자들이 160억원을 호가한 253ha의 사유림을 감정평가 금액인 41억8천만원에 매입, 총 431ha의 연계된 개발 가능 군유지를 확보했다.
이렇게 개발가능한 군유지를 확보하고 나서 첫째, 말티재 해발 430m에 국비 28억원으로 아시아 최장의 비포장 런닝코스 꼬부랑길 10km를 2016년에 조성, 전지훈련 오는 선수들과 국내·외 육상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중단거리 마라톤 대회 코스로 활용하고 있다. 둘째, 63억원 예산으로 1924년 단절된 말티재 정상을 연결 하는 72m 터널 위에 관문·교육관·전시실·커피숍 설치,생태축을 완공하여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셋째, 약 300억원 예산으로 말티재 남쪽 계곡에 숲체험휴양마을을 조성, 한옥.황토.통나무집 등 24동을 건립, 1일 350여명이 머물 수 있는 국민쉼터를 만들었고 산책로.야외공연장.야외수영장.숲속도서관.5ha의 산채식재.운동장.전천후 훈련장.주차장을 조성했다. 넷째, 약 100억원으로 관광지 필수시설인 짚라인·모노레일 설치를 추진중이며 다섯째, 50년대 산촌마을조성·사계절썰매장·다문화가정 체험마을 조성.호텔.콘도 유치 등 중판지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여섯째, 약 300억원 예산으로 문화마을에서 사내리까지 하천정비·자전거도로·교량을 신설했다. 일곱째, 약 70억원 예산으로 훈민정음마당과 15억원을 들여 불목이 옛길을 조성했다. 여덟째, 40년간 사고위험 구간이었던 삼가리-만수리 간 2km도로 1차선을 95억원 들여서 왕복 각 1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아홉째 전지훈련과 전국대회 국제대회를 유치 연간 약 30만명의 선수들이 보은에 와 약 300억 원을 쓰고 가 속리산면은 물론 보은군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군수가 이렇게 속리산 관광산업을 집중 개발 했는데도 “속리산 훌륭한 관광자원을 다 사장시켰다니” 모르고 하는 말인지? 알고 하는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끝으로 이번 속리산 신축제에 대한 평가는 6월 24일 용역 업체인 ‘투어 앤 리서치’에서 축제 기획, 운영, 방문객 분석, 경제성 효과, 개선 및 발전 방안 등을 보고할 것인데 이 보고서가 나오면 의회에 보내 드리겠다.
다만 오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기독교 연합회의 반대집회와 관계없이 속리산 신축제에 종전보다 많은 관광객이 와서 성황리에 계획대로 끝나 속리산 면민들이나 보은군민들, 지역 언론에서도 긍정적인 호평을 했다. 특히 김명곤 전 문광부 장관과 국립민속 박물관 이관호 박사와 연구관 2명이 신축제를 지켜보았는데 “속리산 신축제는 법주사 석가탄신일 행사와 결합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성황을 이룬 것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이 축제가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30여 년간을 기독교 신자로 살아 왔다. 특히 서울에서 10년간 신도 1만5천명이 넘는 사랑의 교회 옥한음 목사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어느 날 사랑의 교회 주일 예배에서 설교를 하신 한국인으로 중국 연변에 과기대를 세우고 또 북한 평양 과기대를 세운 김진경 총장님이 “내 힘으로 하려 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직 하나님을 신뢰 했을 때 그분을 통해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