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不) 추방

백중영(수한거현, LG산전고문)

1998-10-24     보은신문
3불(不)은 불량(不良), 불요(不要), 불급(不急)을 말한다. 지난 1년동안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많이 궁색해졌고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들의 재산도 그 표면가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간에 생활이 크게 움츠러든 것이 현실이다. 모든 국민이 불황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가 앞장서고 관련 기관단체들과 기업들이 무척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불황의 터널은 아직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우리사회는 생활의 주름살만 늘 뿐 무엇하나 개선되는 것 없이 불변이다. 근일엔 신3저 또 환율의 안정, 정부의 외환보유고 확보, 한국의 대외신인도 상승 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이번 경기회복은 근본적으로 우리들 개개인의 의식변화를 통한 사회전반의 변혁을 이뤄서 얻는 즉 우리들 하나하나의 의식개혁으로 이룬 불황타개만이 항구적인 경기회복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근 일년동안 부르짖고 외친개혁은 너무 크고 총론적인 개혁이어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정부나 은행, 기업이나 지도층들만 변하면 이 어려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그들의 변하지 않는다는 불평불만이 소리만 크다. 마치 나는 계획의 대상에서 면제된 것처럼 남의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얼마나 변했는지 반성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물론 정부도 은행도 기업도 지도층도 변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일상생활 자체가 변해야 한다. 생활양식 행태가 하루 아침에 변화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피할 길은 없다. 단 번에 큰 변화보다 쉽고 실천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즉각 실천하는 것이 의식개혁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선 우리들의 생활속에서 3불(不)을 가려내서 추방하는 것만 결심하면 되는 일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들 생활속에 너무 많은 불량, 불필요, 불급한 것들이 쌓여있다. 불량품과 불량한 행위들 그리고 불량한 사람들 속에 파묻혀 살고 있어 불량, 불감증 환자가 되었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갖고 있으며, 불필요한 행위는 얼마나 많았는지 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3불(不)은 우리들 집안 구석구석에, 우리나라 곳곳에 어디든지 많이 쌓여있다. 이런 낭비속에서 살면서 낭비를 소비의 미덕인양 자랑스럽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소비가 줄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되기까지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소비둔화 양상이 형편이 안좋아 어쩔 수 없이 줄어들었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지난 날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형편이 좋아지고 국민소득이 높아져도 3불(不)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며, 이번기회에 완전히 추방돼서 선진국민으로서의 생활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3불(不) 추방 실천방법은 새로운 법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정부의 특별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연구를 필요로 하는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생각만 바꾸면 즉시 가능한 매우 간단한 일이다. 우리들의 생활만 바꾸면 즉시 가능한 매우 간단한 일이다. 우리들의 생활로 부터 3불(不)은 즉각 퇴치하고 새로운 3불(不)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우리들의 생활양식이 선진화되고 생각한다. 건전 소비의 필요성과 우리들의 조상님들이 분수를 지키고 분수껏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의 뜻도 3불(不) 거부생활의 뜻과 같다고 생각한다. 3불(不)의 뜻을 이해하는 것과 그 실천을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