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좀 맡아주시오』

옥천 거주 송영국씨 군에 5백여평 임야 기부

1998-10-17     송진선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수. 오직 내가족 등만 따뜻하면 되는 줄 알고 지낸 이 80줄의 노인이 고향을 지키면서 선하게 사는 고향 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자 적지만 얼마간의 땅을 희사하고 싶소" 지난 14일 군청을 방문해 자신의 이 같은 뜻을 밝히면서 선뜻 땅을 희사한 한 노부부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보은읍 교사리 출신으로 세무직 공무원을 지낸 옥천군 서정리의 송영국옹(78)과 부인 이수선 할머니 (76)는 슬하의 아들2명과 땅 2명에게 상속할 수도 있었지만 자식들이 모두 머곡 살만하다며 굳이 보은군에 땅을 희사한것이다. 송옹이 희사한 땅은 임야로 탄부면 장암리 8-4번지에 위치한 520평 규모다. 공시지가로도 400만원이 호가하니까 실 거래가격은 아마도 이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 될 수 있다는 군 관계자들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노부부의 뜻은 매우 고위하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상속을 둘러싸고 형제끼리 가스총을 난사하거나 재산때문에 부모를 살인하는 등의 만행이 벌어지고 자신이 모은 재산은 무조건 자식에게 상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태인 것을 볼 때 그뜻은 더욱 빛을 낸다. 이 노부부는 "재산을 모은 것도 나혼자서는 할 수가 없는 것이오. 사회가 있기 때문에 나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소유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군 관계자는 송옹이 희사한 당이 군정 발전에 크게 보탬이 되도도록 적절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