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로주 … 솔 향 진하게 밴 전통주

천마주 … 두통 치료등 약용효과 커

1998-10-03     송진선
송로주
울창한 송림, 풋풋한 솔내음, 여유있는 사람들의 표정, 신선이 나올것 같은 내속리면 구병리에서 제조되는 전통 민속주인 송로주. 상큼한 솔향이 진하게 배어나고 혀를 감싸는 뒷맛이 일싸하다. 35도, 46도로 농도가 진하긴 하지만 마신 뒤 숙취가 없으며, 머리가 개운하다는 느낌이다. 정이품송, 정부인 소나무, 백송등 군내 천연기념물이 모두 소나무이고, 소나무와 연관된 민속음식 송로주의 발굴은 속리산 국립공원 이용객에게 또 다른 관광상품으로 매력을 갖고 있다.

전수되고 있는 책자에서는 알콜농도 40%가 넘는 첫번째의 소주는 바깥 어른들의 접대용으로 알콜농도 20~25%의 끝물 소주는 집안 여자 어른들의 약용술로 이용됐고,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해서 나이가 있는 할머니나 어머니의 음용도 허락되었었다는 문헌자료도 있다. 송로주 제조는 일면 동동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정이 까다롭다. 누룩제조 공정 및 밑술 만드는 법 등이 있는데 밑술 만드는 방법으르도 봄철에 빚는 방법이 따로 있고 그 외에 계절에 담는 방법이 따로 있는 등 매우 독특하다.

또 사입 및 발효공정에 따라 2가지로 분류된다. 한 방법은 쌀을 물에 담갔다가 시루에 쪄 지에밥(일명 고두밥)을 만들어 차게 식히고 누룩을 빻아 가루를 만들어 잘 비빈 다음 솔옹이를 생률치듯해 술을 약으로 쓸 때는 쌀을 20~30%를 넣으나 보통 마실 때에는 5%의 솔옹이 가루를 넣고 복령가루와 엿기름을 주모위에 넣고 물을 부어 잘 저은후 7일 동안 발효시키면 16~18%의 숙성된 술을 얻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쌀의 양과 지에밥(일명 고두밥)을 지는 방법 모두 동일하나 삼해주를 음력 정월에 빚어 음력 4월에 삼해주를 떠낸 다음 그 술지게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때의 술의 도수는 18~20% 정도된다.

이렇게 숙성된 술을 가는 배주머니에 넣고 짜서 그 술을 솥에 넣고 솥위에 소줏고리를 올려놓고 찬물을 소줏고리 위에 부어가며 은근히 불을 지피면 소주가 얻어진다. 이러한 송로주의 기원은 지방 무형문화재인 신형철씨가 조선시대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법』에서 기초하고 있다.

이 책은 술 15가지, 음료 1가지, 반찬 15가지의 음식조리방법등이 기록되어 있는데 송로주를 빚기 위해 구병리에 적을 두었던 신형철 할머니는 올해 8월 구병리 임경순씨(41)에게 전통민속주 송로주 제조를 전수시켰다. 아직 주류 제조 면허허가를 얻지 못해 시판이 되지 않지만 시음용으로 제조하고 있으며, 임경순씨는 지난 9월 전통 주류 제조 면허를 신청한 상태이다. 임경순씨는 제조면허를 얻으면 전국의 전통주류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품질의 송로주를 생산해 일반 시중 판매 뿐만 아니라 관광상품으로 판매해 속리산 국립공원의 또 다른 명물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문의 ☎ 542-0774)

천마주
한방에서 아주 귀하게 여기는 약제인 천마를 이용해 술을 담은 천마주. 천마는 두통이나 불면증, 우울증 같은 질환이나 간질, 중풍, 고혈압, 뇌출혈, 손발 저림, 반신불수 등의 뇌혈관계 질환의 치료에 특히 효과가 좋다고 신씨초본에 기록되고 있다. 또 위궤양 식중독, 농약중독, 간경화 여러가지 부인병, 디스크 등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회북면 오동리 이창재씨(38)가 한약재료 외에 술을 만들어 팔면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96년 처음으로 천마주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재료는 천마와 은행, 대추 등이다. 특별한 기술없이 재료만 혼용해 숙성만 시키면 되고 숙성 기간이 길면 길수록 효과가 더욱 좋다는 것. 경험없이 약용효과가 좋다는 것에 착안해 천마주를 담았으나 주류제조 면허가 없어 시중 판매가 어려워 집에 찾아오는 손님 접대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뒷맛이 달아 마시기가 좋다는 천마주를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마시고 실제로 두통이 낫는 효과를 체험한 이씨는 시판을 희망하고 있으나 면허를 득해야 하는 등의 절차로 인해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상표까지 만들어 1ℓ자리 병에 담아 보관하고 있으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문의 ☎542-9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