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만 잘서면 승승장구

1998-10-03     송진선
10월1일자로 보은군이 단행한 인사에서 4급승진 1명, 5급승진(직무대리) 4명, 6급 승진9명, 7급승진 5명, 8급 승진 5명 등 승진 자만 24명이다. 최근 기구조정으로 많은 인원이 명예퇴임을 하거나 대기발령으로 인사에 숨통이 틔어 그나마 오랫동안 승진을 하지못하고 있던 공무원들에게는 정말 다행스런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이러한 축하분위기 뒷속에는 관서시대에 사무관 승진시 시험과정을 거쳐 어렵게 사무관 직급을 부여했던 것처럼 교육만으로 사무관 직급을 주는 민선시대에 오히려 시험과 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험과 교육과정 양쪽 모두장단점이 있으나 자치시대에 오히려 공정한 인사를 위해 시험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번 인사로 5급 사무관급 이상의 경우 전체 21명 중 사무관 승진시험을 거쳐 사무관직급을 부여받은 사람은 전체의 9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2명(이번 직무대리 4명 포함)은 교육을 이수한 후 사무관 직급을 달았거나 앞으로 교육을 이수하면 직급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98년 10월1일 이후 보은군은 시험 사무관보다 교육사무관이 더 많아졌다.

즉 그동안은 시험에 떨어지면 사무관 직급을 받을 수 없었지만 누구나 사무관 승진서열에 해당돼 발령 후 교육을 이수하면 무난하게 사무관직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시험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사무관직급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꿔말하면 단체장에게 밉보이지만 않는다면 5급 사무관 직무대리 보직을 받고 곧바로 교육을 이수하면 사무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 제도는 지방자치제 이후 시행한 것이어서 민선 단체장이 인사칼날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 더욱 막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업무가 아닌 부서에서 그야말로 묵묵히 일만하는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눈에 띄지않는다면 평생 주사자리에 만족해야 하거나 남들 다 승진하고 난후에야 막차로 승진할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학맥, 인맥, 그리고 선거때 공이 있는 공무원들을 보이지 않게 돌봐주는 민선 단체장 시대, 다른 후보에게 줄을 섰다고 믿는 공무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던 것을 타 자치단체에서 이미 보아왔다. 따라서 관선시대 때보다는 오히려 민선시대때 시험과정을 거쳐야만 공정한 인사가 될수 있다는 지적이 큰 무리는 아닌듯 싶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