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고을소식지 예산 전액 삭감은 조례 위반”
보은군 공무원들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
군의회 “입맛에 맞는 소식지 발행 안 돼”
주민 “멋쩍은 화해 기억 생생한데 또 마찰”
보은군의회가 행정소식지인 대추고을소식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보은군이 유감을 표명하며 이에 대한 여론 수렴에 착수했다. 지난 10월 행정조직개편을 놓고도 정면으로 부딪혔던 보은군과 보은군의회가 2라운드 공박을 펼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적지 않다.
보은군청 실과단소장 및 읍면장 일동은 지난 24일 회견을 갖고 “보은군의회는 보은군 발전에 꼭 필요한 농산물유통센터, 대추산업, 스포츠산업 등 주요 현안사업의 예산을 삭감했을 뿐 아니라 매월 한차례 발행하게 돼 있는 대추고을소식지 발행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조례를 위반했다”고 성토했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도 했다.
보은군의회는 지난 18일 내년 보은군 본예산 심의에서 대추고을소식지 발간 예산 8892만원을 비롯해 농산물유통센터 추진비 1억7500만원 등 모두 30건의 항목에 대해 예산 27억6200만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추고을소식지 발행이 올해 말을 끝으로 발행 중단 위기에 처했다. 보은군의회가 대추고을소식지 관련 예산을 싹둑 자른 이유로 이 소식지에 ‘편집위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군수가 편집위원회 결정사항을 뒤엎거나 심지어 이들이 작성한 기사까지 뜯어고치면서 입맛에 맞춘 소식지를 발간한다”며 “편파적이며 개인 홍보지로 만들고 있다”고 A의원의 멘트를 실었다.
보은군은 이에 대해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편집위원회 양해를 구한 뒤 일부를 첨삭한 적은 있지만 행정이나 개인 홍보지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현행 공직선거법이 소식지를 통한 군수 관련 홍보를 철저히 제한해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보은군 간부 공무원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용학 기획감사실장은 보은군민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보은군의회가 대추고을소식지 발행 예산을 삭감한 것은 의회가 정한 보은군 조례를 위반한 것으로 군민들의 알권리를 박탈한 사례는 전국 어디에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행정기구개편에 따른 군과 의회의 공방과 멋쩍은 화해 기억이 생생한데 또 다른 마찰을 바라는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군과 의회의 잇따른 충돌에 대해 한 출향인사는 “접입가경”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까지 했다.
한편 보은군은 매달 1만7000부의 대추고을소식지를 발행해 지역주민과 출향인사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김 실장은 “마지막 발행이 될지 모르는 2018년 12월 217호 대추고을 소식지에 각계각층의 의견을 게재하고자 한다”며 의견 제시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