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수해 안전지대 아니다

1998-08-15     보은신문
지난 80년 7월 보은 지역에서는 337㎜의 집중폭우가 군내 전역에 내려 137명의 인명 피해와 17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가 하면 건물 4600여동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보은읍을 가로지르는 보청천의 범람으로 보은읍 일대 대다수 주택이 침수되는 결과를 낳았다. 80년 수해를 맞은 18년이 지난 오늘 보은군에서 또다시 집중폭우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80년보다 더 많은 409㎜ 집중호우가 내려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80년 수해보다 인명 피해는 줄었지만 이번 수해로 보은지역이 수해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우리나라의 동맥과도 같은 한강, 낙동강, 금강으로 흐른다. 지형적으로 보은군이 다른 지역보다 해발이 높고 속리산으로 인한 기류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는 지역임을 다시한번 보여준 사태이다.

다행히 이번 집중폭우는 천재로 인한 인간의 한계 능력을 발휘하여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평소 적은 물줄기라도 소홀히 했다가는 짧은기간 내린 집중폭우로 범람할 수 있다는 지형적인 특성을 깨닫게 해준 피해였다. 80년 수해로 범람했던 보청천은 하천폭을 넓혀 복구된 덕택으로 이번 수해때는 범람하지 않았지만 보청천의 지류인 종곡천, 삼가천, 항건천등이 범람해 인근 주택 및 농경지가 침수,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제 피해는 끝나고 복구가 시작됐다. 11일 저녁부터 시작해 12일 오전가지 내린비로 보은지역은 다시 한번 복구의 손길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복구는 단순한 원상회복이 아닌 항구적인 복구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이 선택한 물길을 막고 인위적인 하천을 만들고 농경지와 산림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무계획적인 복구보다 이번 수해를 거울삼아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수해대칙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속리산을 비롯 인근 구병산과 금적산등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저수지등 소류지를 확대해 범람으로 인한 아래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수해를 당한 주민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심어 줄 수 있는 도움이 피룡하고 수해복구를 추진하는 행정기관에서는 항구적인 복구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