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대추농가, 보은대추가격에 ‘물음표’

‘가격이 비싸다’ vs ‘명품 대추는 고가가 당연’

2018-11-01     김인호 기자

보은군대추연합회가 정하는 보은대추 가격을 놓고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앞으로 대추는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판매가 생산량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가격이 높다는 것인데 보은생대추 가격을 다른 지역과 비슷한 선상에 맞추던지 농가 자율에 맡겨야 현재 주목받고 있는 보은대추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은군의 올해 대추재배 면적은 730㏊다. 초창기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보은군은 향후 재배면적 1000㏊를 목표로 잡고 있다. 묘목의 수령으로 보아 생산량도 급상승할 전망이다. 대추농사가 흉년이었던 작년 1600톤 생산되었지만 올해는 2600~3000톤의 대추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은대추가격은 12년째 동결이다. 올해도 대추축제장에서는 시중가보다 1㎏당 1000~3000원 인하해 대추를 판매했다. 생대추 24㎜ 1만원, 26㎜ 1만2000원, 28㎜ 1만5000원, 30㎜ 2만원, 30㎜이상은 농가자율에 맡겼다.
그럼에도 다른 지역보다 높은 대추가격으로 인해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속리산에서 대추농원을 한다는 농장 대표는 “보은대추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고객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산이나 군위, 연산 등 타 지역보다 보은대추의 가격이 꽤 높다. 대추 팔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같은 보은지역임에도 축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농원에서의 가격이 다르다.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대추가격도 다르다. 심지어 같은 크기임에도 두 배 가격차가 나기도 한다. 맛도 제각각인데 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에 팔라고 하면 신규 진출자들은 어떻게 고객을 확보하란 말인가. 맛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해야 한다. 미리 정해놓은 가격으로는 후발 농가들이 기존의 농장들을 따라갈 수 없다. 잘 나가는 기득권 몇몇 농장에게만 유리한 가격제도이다”라고 토로했다.
보은신문 독자도 보은대추 가격에 대해 이렇게 전해왔다. “보은군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의견입니다. 멀리 사는 친구나 괴산 대전 등지에 사는 지인들이 한 목소리로 대추값이 비싸다는 조언입니다. 대구 친구들에게 해마다 주문받고 사다주는데 지난해부터 경산 대추가 더 싸고 달다고 주문 못 받았어요. 대전 친구들 말은 공주의 대추가 밤 못 지 않게 단지를 이룬답니다. 값은 보은 대추의 반값이라네요. 심지어 괴산은 사실인지 몰라도 보은 축제장에서 2만원 짜리와 괴산서 7000원짜리가 굵기가 별 차이 없더랍니다. 이 문제 한번 쯤 일깨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가하면 현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은 “우리가 경산대추와 같은 가격 수준이면 명품이 될 수 없다. 보은지역에서 생산된 대추가 반만 팔릴지라도 경산대추 가격과 차별을 둬 출시해야 명품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반박한다.
보은지역과 비슷한 시기 대추축제를 3일간 열고 있는 경산지역 자인농협의 경우 1㎏당(생대추 최상품) 1만원에 수매해 1만5000원에 판매하지만 보은지역은 2만5000원에 거래하고 있다는 증언이다. 보은농협은 단가가 맞지 않아 보은대추 수매를 포기했다. 쇼핑몰 G마켓에서는 최근 보은대추 1만원~2만2000원, 경산대추 1만원~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은우체국에 따르면 보은우체국이 10월 한 달 접수한 대추 물량은 2016년 8만건, 2017년 5만6000건, 2018년 6만7000건(10월 24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은 올해 열흘 간 열린 ‘2018 보은대추축제’ 폐막 후 대추 판매 실적에 대해 “지난해보다 4억300여만원이 증가한 56억4200만원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