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2018-10-18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DJ)

지금 보은은 대추축제로 인해 명절날의 경부고속도로처럼 신기하고도 행복한 교통 몸살?을 앓고 있다. 전통시장에는 매일 관광버스가 단체손님들을 내려놓고, 그 시간부터 모두들 전통시장 통로를 흐르는 음악에 취하고 명품대추의 향기에 취하기 시작한다. 지금, 꿀맛같은 대추에 보은전체가 달콤하다~♡
 한 달 전 9월부터, 열심히 <전통시장 경품 행사>를 준비하느라 애쓴 전통시장 <최종호회장>과 <김희자매니저>의 노력으로 <전통시장 경품행사>가 열린10월 1일,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을 사랑하는 많은 고객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경품권은 행사 전 날 저녁 이미 마감했음에도, 각자의 가게에 오시는 단골손님들이 상품을 하나라도 더 타 가게 하려고 전통시장의 여러 사장님들은 행사 시각 전 까지도 경품권에 이름을 적어 내셨다. 경품권이 마감 되었다는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장의 경품권 티켓을 가져 오신 <경원상회>박창숙 부녀 회장님도 열심히 고객 이름을 적어 경품통에 넣으시곤 이젠 좀  쉬어야 한다고 총총 발걸음을 옮기셨다. 새벽 1시에 일어나 담근  50포기 배추김치는 오전에 다 팔린다고 한다. 헉~!@#$&%&*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고 축사를 하러 오셨던 <정상혁 군수님>은 각설이<양재기> 진행자와 함께 즉석 개그로 즐거운 행사 시작을 위해 한 몫을 하셨는데, 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개그맨으로서의 재능까지 보여주면서 관중들에게 예기치 못한 웃음을 선사하셨다. 그 와중에도 대추찬양을 빼놓지 않으셨는데 대추과육도 맛나지만 대추씨도 영양가가 뛰어나고 대추씨로 만든 <대추와인>을 성공시켰다는....... 대추씨로 만든 와인이라니요? ^♡^
 평소에 모르고 지내던 부분이 어떤 계기가 생기면 들통?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군수님의 개그맨 끼가 그러했고 전통시장 상인회 <최종호회장>의 노래 실력이 그러했다. 노래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을 분명 들은 적 있어서 음치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배둘레햄에서 터져 나올 법한 풍부한 성량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안동역에서>를 멋지게 불러서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놀라왔는데, 그것도 무려 2절까지 완곡했다는 신기방기한 사건.ㅋ~!
일단 겨울이 와서 눈이 내린다면 안동역으로 달려갈 기세~! ^^
 경품으로는 자전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품이 많았지만 마지막을 마무리 했던 훈훈한 깜짝 선물은, 잘 웃는다고 한 판, 박수를 잘 쳤다고 한 판 등등 100여 판의 계란 선물이었다.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 날씨가 궂어지는 바람에 오후 노래자랑 순서는 접어졌고 오전 행사로 마무리하고 말았지만, 자전거 때문에 미련이 많았던 내게도 그나마 계란 한 판은 욕심을 버리지 못해 쓰렸던 마음을 약간은 달래주었다.ㅋㅋ(공짜는 양잿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말도..)
 그날, 군청 직원 <신성수팀장님>과 <박은영>씨도 마지막까지 남아 행사를 돕느라 분주했는데, 그 분들도 계란이라도 한 판 가져 가셨는지, 추운 날씨에 경품당선자 명단을 적으면서 애만 쓰고 그냥 가셨는지.......
 비가 내리자 사람들은 흩어졌지만 점심시간이 되니 <보은순대> 식당은 손님들로 붐볐는데 <순대전골>이 단연 인기메뉴 같았다. 여러 가지 야채와 함께 푹 익혀진 순대와 당면을 건져 먹으면서 우와~! 소리가 절로 났다. 날씨가 차가와지니 더 한층 맛이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추운 속을 다스리는데는 이만 한 게 없다고, 소주 한 잔 앞에 놓고 말씀하시는 옆자리 어르신의 말씀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 전엔 왜 몰랐을까? 이런 것을 두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 것이겠지?
 전통시장을 애용하시는 소비자들과 고마움으로 답하는 전통시장의 경품행사, 그리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언제나 발 벗고 나선 군수님과 군청 직원들...^^
 이처럼 <명품대추>의 고장 보은과 <전통시장>은 삼위일체의 노력으로, 계란 한 판이 주는 뜻밖의 작은 선물처럼 보은을 찾는 전국의 모든 분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지속적으로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