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천 수질보전 근본적 대책 필요

2018-10-04     김인호 기자

보은대추축제 장소로 활용되는 보은읍 보청천변에 중장비를 동원시켜 수초를 제거해야 하는지 물음표가 붙는다. 보은군은 보은대추축제 개막일을 3주 정도 앞두고 포크레인을 움직여 하천 바닥을 뒤집고 무성하게 자라 하천을 뒤엎은 수생식물을 말끔히 정리했다. 수초 제거는 축제가 열리기 전 해마다 되풀이되는 작업이다. 축제장 방문객에게 이왕이면 잘 정비된 환경을 보여주는 것은 판을 벌려 손님을 맞이하는 주체로 어쩜 당연한 매너다. 외관상 보기에도 깔끔해서 일단 좋다.
그래도 중장비를 동원하면서까지 수초를 제거해야하는지 짚어볼 여지가 있다. 이유는 이곳에서 서식하고 산란하는 물고기와 고착생물들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보청천의 수초는 민물말풀의 한 종류이다. 말 종류는 인과 질소를 먹고 살지만 물이 혼탁해 생기는 조류와는 다른 차원의 수생식물이다.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물고기의 산란장소가 되고 놀이터가 되며 수질보호(이산화탄소 흡수하고 산소 생성)에도 도움을 주는 착한 수초이다.
이런 수초를 없앨 목적으로 중장비를 동원해 바닥을 뒤집는다면 물고기야 동작이 빠르니 도망쳐 다른 곳에 은신처를 마련할 수 있다지만 기어 다니는 다슬기나 조개 등 동작이 느린 고착생물은 위기를 직감하고도 어떻게 빠져나갈 재간이 없다. 과장된 표현일진 모르겠지만 포크레인이 바닥을 긁거나 한 바가지 떠 뒤집는 통에 애꿎은 고착동물이 돌에 치이거나 기타 사유로 결국 죽고 만다.
때문에 하는 말이다. 중장비 동원하지 마시고 일거리제공 겸 사람사서 차근차근 수초를 잘라내는 것이 생태계에 유익하다. 어차피 비용 드는 것은 매 한가지다. 작업량도 그리 많지 않다. 아울러 이평교~동다리 하천에 인과 질소가 많다는 것은 오수나 하수 관로 어딘가에서 물(질소 성분이 함유된 논물 등)이 새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근원적으로 수중보가 흐름을 차단시켜 물이 고여 있는데다 인과 질의 과다 유입으로 도움 안 되는 조류가 번식하고 고온에 썩어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