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 ‘재고’ 필요

2018-09-20     김인호 기자

교육부가 지난달 말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323개 대학 가운데 116개 대학은 2021년까지 정원을 총 1만 명 줄여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도 줄어든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을 솎아내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시대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등록 감소는 대학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에서 86개 대학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로 인해 정원 감축을 권고 받은 일부 대학은 국가 보조금을 받는데 불이익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계속되면서 학생 수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때문에 대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출생률은 작년 1.05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출생률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다.
교육부는 2021년까지 약 38개 대학이 정원 미달로 폐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3년 뒤까지 올해 대학 입학 정원 48만3000명이 유지될 경우 그해 입학 가능 신입생보다 대학 정원이 5만6000명 더 많아진다. 정원 1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흔한 대학이 없는 보은군은 지난 2014년 파주 등 다른 지자체 4곳과 함께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폴리텍대학 건립 공모에 당선됐다. 이에 따라 삼승면 산업단지 내 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를 건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타당성 용역 검토 결과 3개 학과 270여명의 학위과정 기능사를 위한 단기반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은군은 보은캠퍼스가 들어서면 입주기업과 산학협력이 가능하고 산업단지 분양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은캠퍼스는 당초 2019년 건립 후 2020년 개교가 목표였지만 ‘건축비의 30% 지방비 부담’(140억 추산)이란 예기치 못한 벽에 막혀 수년 째 답보 상태다. 부지(보은산업단지 행정시설지원용지 7만7000㎡ 제공 시가 77억 원)만 확정됐을 뿐 대학 건립은 진척이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그 여파는 대학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보은군에 특수대학이긴 하지만 200억 원 이상 들여 대학 건립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무거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자칫 대학을 세우고도 정원조차 못 채운다면 안 짓는만 못할 뿐 아니라 그 폐해는 지역전체가 떠안을 수 있다. 계산서가 확실하지 않다면 대학 건립은 재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