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인정
1998-07-18 송진선
선이자를 떼는 방법으로 해서 이자를 받았다는 자료를 남기지 않음으로써 이자소득세를 내야하는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 사실상 탈세행위까지 일삼으면서도 고급 승용차량을 운행하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와같은 모습은 30일간 일을 해야 월급을 받고 근로소득세까지 꼬박꼬박 내는 성실한 근로자들에게는 허탈감까지 안겨주고 있다. 역시 그런 허탈감과 피해의식을 느낀 탓인지 군내 독자 중의 한 명이 본사로 사채업자들의 기승과 관련한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 내용을 보면 『최근 몇 년간 사채업자들의 기승으로 인해 고금리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가 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로소득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을 각성시키는데 언론에서 앞장서달라』며 대표적 사채업자는 모모씨라고 10명에 이르는 이름을 공개했다. 사채업자들이 이와같이 활개를 치는 것은 경제한파가 가져온 자금난이다.
각 금융권마다 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기업 및 가계대출이 거의 막혀 웬만한 업자들은 자금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금융권의 대출이 안된다는 점을 이용한 사채업자들이 채무자들에게 고금리를 요구하는 횡포가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 물론 금융기관의 경우 채무자의 담보제공 및 보증인을 제시해야만 대출을 해줘 만약의 경우 상환방안이 서있지만 사채업자들은 이와같은 조건이 없기 때문에 협박과 공갈이 오갔는지도 모른다.
돈을 받지못할 경우가 발생하는데 누군들 그렇게지 않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쥐도 도망갈 구멍을 보고 쫓으란 옛 말이 있다. 옛조상들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콩 한쪽도 나눠먹으라는 교훈을 남겨주기도 했다. 자금난을 겪어 쓰러진 사람들을 단지 내가 사채를 줬다고 해서 무참하게 밟고 지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선량한 사채업자들까지 몇몇의 금융질서를 흐르는 사채업자들에 의해 덤으로 매도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도를 낸 사람이 고의적으로 악질이 아니고서야 최소한의 인정을 보여줄 때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다.
<삼파수>